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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11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조선명탐정의 포스터를 봤을때 김전일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포스터 디자인과 김명민의 캐릭터 설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었다. 조선, 탐정, 각시투구꽃, 비밀 같은 키워드들은 어쩌면 허술한 연출과 효과를 감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시점을 옛날로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조선명탐정은 적어도 그런 우려에서는 벗어난 영화이다. 적당히 호기심을 자아내고, 시대성에 갇히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코미디가 극을 이끌어가지만 긴장감을 주는 플롯이나 액션을 통한 속도감도 나쁘지 않은듯. 그리고 미국 티비쇼들의 입맛에 길들여진 관객들을 배려해 적당히 꼬인 갈등관계를 중간중간 잘 정리하고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공납과 관련한 비리를 수사하는 탐정이라는 직책에 대한 소개와 함께 단순한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더 큰 대의를 위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납의 비리와 열녀 미담에 대한 감찰과 천주교 박해 등이 적당한 균형을 이루며 이야기를 꼬아가고 나중에는 이들이 적절히 갈등을 만들고 이퍼즐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당시의 시대상을 이용은 하되, 퓨전 사극적 요소를 빌려 갇혀있지만은 않은 설정들을 보여주며 지나치게 엄숙하거나 지나치게 가벼움을 피한다. 중간중간 흥행을 위한 필수 요소로서 등장하는 과한 유머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다. 장르나 소재 특성상 굉장히 절제해 가며 유머를 배치한 듯 하다. 김명민과 오달수는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던 굳혀진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기 보다는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소 거친 듯, 한 박자 여유가 있으면서도 빠른 속도로 이끌어가는 템포도 마음에 들었다. 극과 액션 시퀀스로 넘어가는 과정도 군더더기가 없고 스케일에 대한 욕심 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잘 짜여진 합으로 이루어진 액션도 즐길만 했다. 명절전후로 흥행을 꽤 할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는 명절에 나온 어드벤쳐 코미디이지만 한국식 코미디의 정형을 많이 탈피하려한 점을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추리적 요소도 많이 해치지 않은 점도 다행이다. 단, 각시투구꽃의 독성이 여주인공의 상징적인 저항에만 맞춰진게 아쉬웠다. 좀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극전체를 궤뚫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극의 재미를 반감시킨다기 보다는 좀 역할이 너무 축소되어 아쉬웠다. 청년필름에서 간만에 꽤나 흥행할 수 있는 잘 만든 오락물을 내놓은 듯 하다.

박완서

집의 거실 한켠에는 책장이 하나 있었다. 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군데군데 권수가 빠진 토지나 월간동아에서 나눠주던 가계부나 시드시 셸던의 베스트셀러가 꽂혀 있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문학소녀의 꿈을 꾸었던 엄마는 박완서의 소설 만큼은 빠짐없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의식이 처음 생겼을 때가 박완서의 "그 가을의 사흘동안"을 읽었을 때가 아닌가 한다. 낙태를 전문으로 시술하는 한 산부인과 의사가 나중에 한 미성년 여자아이가 출산하는 신생아를 살리기 위해 뛰어다니게 되는 이야기였다.

불법 낙태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 탭반을 먹으러 오는 동네 여인들을 묘사하는 장면부터 꽤나 충격적으로 읽어내려간 것 같다. 나는 그 때 소설이라는 것을 만들어낸 작가의 순간순간의 선택이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후 잊고 있던 박완서의 작품은 대학교 여성학 강의에서 채택했던 "아주 오래된 농담"을 통해 다시 읽게 되었다. 나는 10년 넘게 잊고 있던 한 여성작가의 작품이 그 어느 시대의 작가보다 세련되고 당당한 문체로 이야기를 거는 것을 경험하고서 "그 가을의 사흘동안"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그 후 "친절한 복희씨"를 읽으면서도 매번 새롭고 친절한 묘사로 이야기를 하는 박완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아침 숙취에 정신이 덜 깨어 친구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박완서씨 돌아가셨다.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박완서의 작품에서 느껴지던 감동과 전율같은 것이 전해져 오면서 곧이어 형용할 수 없는 상실감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흡사 박완서 선생의 작품을 읽지 않고 지낸 나날들이 대단히 소모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따금 삶에 대한 의문이나 회의가 들때마다 책을 들추며 조언을 얻어왔는데, 이제 그럴 분이 없으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우리나라 문학계를 통틀어서 박완서와 같은 스타일의 작가를 다시 만나기를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다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이 들었다.

무언가 새로운 것으로 승화할 수 조차 없는 슬픔이 남긴 상처가 생길 듯 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We drink no americano

수지스(Suji's)같은 미국식 다이너에 가면 무한리필 커피(Bottomless Coffee)라는 것이 있다. 흔히 헐리웃 영화나 미국 현대 단편소설 속에 묘사되는 미국 다이너는 동네 곳곳에서 24시간 영업을 하며, 자리에 앉은 손님에게 쓰고 묽고 검은 커피를 한잔씩 가득 따라주곤 한다. 그리고 웨이트리스들은 이따금 커피를 더 따라주기 위해 포트를 들고 다닌다. 

미국식 드립 커피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블랙 커피이다. 천천히 내려서 몇시간씩 포트에 담아뒀다 먹는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이다. 에스프레소 마케팅 때문에, 드립 커피로 유명하던 던킨은 오리지널이라는 커피 메뉴를 아주 소극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고 맥도날드는 아예 모든 커피 메뉴를 에스프레소 베이스로 바꾸게 된다. 

던킨에서도 오리지널 블랙은 아직 없어지지 않고 있다. 쓰고 깊은 한 잔 가득 따라진 드립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심플한 음료를 아직 선호하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에스프레소 전쟁에서 스타벅스의 네임 밸류에 흠집을 내며 '스마트 초이스'로 맥도날드는 커피마케팅을 성공한 듯 보였다. 어느날 그 동안 사용하던 라바짜 원두 사용을 중단하고 일반 아라비카산 원두로 교체하겠다는 발표를 한다. 맛의 변화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 곱고 두꺼운 크레마를 선보이던 맥 카페는 그냥 보통 커피가 되어 버리고 만다.

맥도날드라는 곳을 생각해보면 커피는 부수적인, 유지방 아이스크림 만큼이나 부수적인 메뉴일 뿐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버거와 맥머핀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에스프레소 전문점들도 이미 차나 스무디를 팔기 시작하고, 케익과 제과 메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커피 경쟁은 이미 끝난 듯 하고 이제 다른 메뉴들이 경쟁을 할 차례가 되었다.

맥도날드는 마침내 자신들의 드립 커피를 부활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로스트라고 이름 붙인 이 커피는 1500원부터 시작한다. 예전의 쓰고 묽은 검정색 음료를 다시 부활시켰다. 맥모닝 세트를 고를 때 점원들은 기계적으로 '새로나온 로스트 커피 드셔보시겠어요?'라고 묻고 있다. 

맥도날드 커피가 다시금 맥도날드 다워졌다는 점은 정말 환영한다. 그리고 이 심플하고 친근한 음료를 24시간 언제나 2천원이 채 되지 않는 돈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우 감사한다. 스타벅스에서 그냥 커피를 한 잔 마실 때의 그 수고들, 커피 메뉴 (에스프레소 베이스인가?) - 사이즈 - 샷 추가? 혹은 빼기? - 종이컵이냐 머그이냐 - 시럽은 - 휘핑 크림은? 등의 절차 하나 없이 그냥 쉽게 즐기는 커피가 부활한 것이다. 

 

LG OPTIMUS 2X

다수의 안드로이드 폰과 아이폰이 경쟁하는 시대에 스마트폰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적당한 것은 '아이폰이 없는 것' 하나를 골라서 강조하는 것이다. 적어도 2위는 할 수 있고, 1위보다 나은 점이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갤럭시S가 마케팅 포인트를 적당히 잡지 못하고 SUPER SMART라는 애매한 컨셉으로 손바닥 위에서 빙빙 돌리는 동안 SKY가 VEGA시리즈를 광고하면서 어차피 싸움이 되지 않은 아이폰을 정면으로 공략하여 성공적인 3위 이미지를 멋대로 굳혀 버렸다. 그리고 LG는 옵티머스One으로 쿠키나 롤리팝이 이끌었던 보급형 시장을 간신히 지켜냈다.

옵티머스 2X는 LG 스마트폰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LG는 한 동안 프라다폰과 블랙 라벨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주도하긴 헀지만, 예전의 아이리버가 그랬듯, 성급히 브랜드 네임 밸류가 제품 밸류를 넘어섰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른다. 구멍이 숭숭 뚫린듯한 소프트웨어 파워 때문에, LG의 휴대폰들은 제 값을 못 받아왔다.

엔비디아 테그라 칩으로 앞으로의 경쟁에서 강조될 '듀얼코어' 스마트폰의 전쟁을 LG는 일찌감치 시작했다. 이 광고는 비슷한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2배 이상 빠른 속도감을 느끼게 음악과 나래이션, 그래픽과 타이포 그래피를 적절히 활용했다. 원론적인 내용으로 '기술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은 이미 INFINIA TV광고에서 보여준 기법을 다시금 활용한 듯 하다. 기존의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던 옵티머스 Q, Z, One등의 광고와 비교하면 이번 라인업은 엘지로서는 새로이 도전하는 라인업이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OPTIMUS 2X에 이어 갤럭시 S2가 비슷한 사양으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 전에 넥서스S 혹은 다른 진저브레드 (2.3) 기기와 실질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마 다른 진저브레드 최적화 기기와의 속도 싸움에서 진다면, 스마트폰에서의 CPU클럭의 경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입증하게 될 것이고, 엘지는 그만큼 스마트폰 시대를 안일하게 대비한 것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엘지는 옵티머스 2X에서 무기를 '속도'로 잡았다. 출시일정이나 광고전략 등 모든 것이 그 속도에 맞춰져 있는 듯 하다. 다만 올해의 스마트폰 트렌드가 과연 속도전쟁에만 초점을 맞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그리고 옵티머스 2X는 앞으로 엘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지 결정해주는 중요한 제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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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rify the boys and girls - TRON the legacy

IMAX 3D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의 시작에는 " 이 영화는 3D영화이지만, 중간에 2D로 촬영된 일부 장면이 있다. 원래 그렇게 촬영하려고 만든 것이니 그냥 안경을 계속 쓰고 있으시압."이라는 경고로 시작한다. 영화에서 아바타에서 같은 실제 3D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이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3D와 2D의 경계를 잘 메꾸어 놓아 안경이 주는 피로감이나 이물감이 없다면 장면의 차이 같은게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춘듯 하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전체적으로 상당한 입체감을 주는 영화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 최고의 화면과 사운드를 만들어낸 영화이다. 메시아의 구원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라인은 굳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일 듯 하다. 심지어 영화를 보면서도 그렇게 스토리를 쫓아갈 필요없다. 다 알아서 인도해 줄 것이다. 그만큼 단순한 스토리 라인에 단순한 대사로 잘 이끌어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상력을 극대화한 비쥬얼 효과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이다. 라이트사이클의 유리 바닥을 가로 지르는 질감이나 광선이 만든 벽에 부딪혀 유리처럼 부서지는 '프로그램'들이 보여주는 향연을 보고 있으면 1만6천원에 달하는 IMAX 3D영화라는 장르가 자리가 잡혔음을 깨달을 수 있다. 만일 이런 비현실적인 레이싱 장면을 실감나게 보고 싶다면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레이서'를 가장 좋은 환경에서 보기 바란다. 미래적 레이싱 장면을 잘 표현한 영화들이며 트론에서도 그런 감각이 돋보인다. 3D영화들은 안경 때문에 화면이 약간 어둡게 보이는 단점이 있는데, 트론의 경우 이미 어두운 배경에서 빛나는 네온불빛으로 강조하기 때문에 기술의 단점이 잘 극복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래픽의 경우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표현이 가능해서 선이 굵은 효과를 잘 나타낼 수 있었을 듯.

영화음악은 다프트 펑크가 맡았는데, 다프트 펑크가 보여준 세계관과 너무 잘 맞았고, 음악도 예상처럼 훌륭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식상할 정도로 잘 맞는 조합이 된 듯 하다. 중간에 클럽 장면에서는 실제 다프트 펑크로 보이는(공연때도 가면을 쓰고 나오기 때문에) 두 DJ가 출현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컨셉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다프트 펑크의 음악 때문이라도 이 영화는 오랫동안 회자될 듯 하다.

트론은 예상만큼 말끔하게 잘 나온 영화이다. 이런 컨셉의 영화를 좋아하고 새로운 비쥬얼 효과나 사운드 효과 등에 관심이 많다면 아마 텍스트와도 같은 영화일 것이다. 매트릭스니 스피드 레이서니 하는 거의 대부분의 SF나 판타지 영화들과 플롯이 거의 같기 때문에 스토리 때문에 골치를 앓을 필요도 없다. 디즈니가 선보이는 최근의 SF류의 영화들은 잘 만들어진 디자인 제품같아서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완성도가 돋보이기도 한다. 아마 갈수록 트론 같은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은 음악과 텍스트 렌더링 같은 것도 3D로 되 있어서 시간이 넉넉하다면 보고 나가도 좋을 듯 하다. 만일 근처에 3D IMAX상영관이 있다면 3D로 볼 것을 추천하고 아니라면 화질 좋은 디지털 2D로 보기를 권한다. 어설픈 3D상영으로 보면 더 싫어질 것이다. 

ISO인 쿠오라 역에는 하우스에서 유명해진 "13"이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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