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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08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티스토리도 다음(Daum)이라는 포털 아래에 있는 블로그이기 때문에 챙겨봐야 할 것들이 제법 있을 것입니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TTML이라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메타파일 방식 때문에 이사는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겠죠.

도메인+내용을 그대로 티스토리 기반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아마 현재 페이지는 구체적이 계획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비어있을 예정입니다. 관심블로그로 등록해 주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계속해서 제 글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RSS로 구독하시면 됩니다. 주소는 http://rss.feedwave.com/fxj로 사용중입니다. 피드웨이브를 굳이 쓰는 이유는 블로그를 옮겨 다녀도 주소가 동일하다는 이점이 있어서 인데, 사실 이것도 요즘은 그리 좋은 지는 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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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제목의 오역논란과 위키피디아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드디어 다 봤다. 이 영화를 보게 된 데는 예전에 오클랜드에서 봤던 전시 "쿨의 탄생(Birth of the Cool)"가 한 몫 했다. 영화 상에는 당시 남부캘리포니아를 주축으로 한 '쿨'한 건축양식의 건물이 등장하고, 그 불규칙한 구조 사이를 캐리 그란트가 소박한 스릴감을 주며 아크로바틱하게 넘어 다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서스펜스 영화이지만 지금 영화를 보는 팬들에게는 그다지 서스펜스를 주지 못한다. 테크니컬러 배경의 너무 아름답고 찬란하고, 진행이 조금 느린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 디테일하게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서 끼워 맞추는 묘미가 있다. 히치콕 영화를 많이 보질 못했지만, 아마도 이 영화가 히치콕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한 견본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Media_httpwwwencoreat_ueqoc

영화를 보면서 내내 궁금한 것은 이 영화의 제목이다. 원제가 "North by Northwest"이며, 국내에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식 타이틀은 잘 지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 북서로 향하긴 하지만, 원래 진로가 있어서 북북서로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로저 쏜힐은 그냥 "쫓길"뿐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왜?"라는 질문에 아무도 답해주지 않는다. 그냥 느린 액션과 쫓김 뿐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 공항씬이 나오면서 "Northwest"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 바로 그거였어 노스웨스트를 타고 북쪽으로가 맞는 제목일꺼야.'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 것이다. 그리고, 이 귀중한 발견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북북서로 진로를..."이란 제목에 낚일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

놀랍게도 한글 위키피디아의 자료 때문에 얼마 걸리지 않아 해답을 찾고 말았다. 한글 위키피디아의 존재목적은 아무래도 이런 일을 위해서 필수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한글 위키피디아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항목에 따르면 노스웨스트 항공은 스토리와 큰 연관성이 없이 등장하며, 이 타이틀이 정해지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후보가 있었으나 햄릿의 한 구절에서 따 왔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이것도 아귀가 딱 들어맞는 설명은 아니라고 나와 있다. 나중에 검색에 걸린 듀나(DJUNA)의 리뷰에서도 이 제목에 대한 설명이 비슷하게 나오며, "아마도 제목까지 거대한 맥거핀의 일부가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아마도 노스웨스트 항공의 등장은 제목을 더욱 더 모호하게 만들기 위한 맥거핀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나도 들었다. 이 영화는 캐리 그란트가 수트를 입고 모험을 벌이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떤 음모가 배경에 있고, 누구를 쫓는지 이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흡사 시리즈마다 살아 남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 이야기 같지 않은가? 제임스 본드는 냉전 시대 이후의 산물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누가 선하고 누가 악한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단지, 본드 앞에 대치하는 자를 무찌르는 활극에 불가할 뿐이다.

실제로 많은 평론가들이 이 영화의 우리나라식 제목을 두고 오역의 사례라고 비판을 많이 한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실제 스크린(Screen)이란 영화잡지에서는 한국식 제목을 오역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노스웨스트 항공의 등장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가에서 북북서로 번역을 하고 있고, 노스웨스트 항공의 연관성이 적기 때문에 그런 해석은 잘못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과 위키피디아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이런 거대한 맥거핀에 희생 당하지 않을 힘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 평론은 권위 있는 분석이지만, 이 영화같은 경우처럼, 유머로 만든 거대한 맥거핀에 조롱당한 일부의 권위가 나머지 대중을 가르치려 드는 경우가 분명 생기게 된다. 위키피디아의 집단지성의 힘은 그런 우를 범하지 않게끔 한다. 이런 경우를 보면, 수 많은 영화나 영상물에서 패러디되고 오마쥬되는 들판에서의 비행기에 쫓기는 로저 쏜힐의 장면이 생각난다. 이 장면은 굉장히 유명하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보면 비싼 예산으로 찍은 농담같은 기분이다. 미니어쳐와 배경 그림 몇 장을 이용하면 충분이 찍었음직함을 아주 능청스럽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탄생은 이런 거장의 농담을 과잉해석하는 것을 친절하게도 방지해주고 있다.

Media_httpwwwleninimp_hnrec

*현재 준비중인 미디어 관련 블로그 가장 그럴싸한 거짓말을 쫓는 모험에도 포스팅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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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아 2주년

어떤 영화의 개봉 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라는 한 번 상상해 보길 바란다. 물론, 어떤 규모의 어떤 영화든 상관 없다. 지금 세상의 영화란 시간 없을 때 간편히 다운로드 받아볼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독립장편 퀴어영화인 후회하지 않아의 개봉 2주년째라면?

중앙시네마에서 열린 후회하지 않아 2주년은,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영화 제작에 힘을 불어 넣었던 후회폐인 현상이 아직도 유효함을 증명해 보였고, 잘 되는 영화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큰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DVD로만 다시보고, 예전 상영 때 늦게 가는 바람에 처음에 놓친(지금 다시 보니 영화 시작 직전에 들어갔던) 장면을 스크린으로 다시 보게 되었고, 중앙시네마 인디관의 탁월한 음향시스템도 다시금 경험하게 되었다. 2년이 지났지만, 영화는 여전히 패기가 있었고 슬프기도 웃기기도 하다가, 고통스럽기도 했으며, 마지막에는 꽤 도발적인 결말을 보여주기도 하는 그 힘은 여전했다.

이 날 상여회에는 후회하지 않아의 재상영과 함께 이송희일 감독과 주연배우인 이영훈이 참석하는 GV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김조광수 대표의 최근 감독 데뷔작인 소년, 소년을 마나다가 상영되었고, 소준문 감독의 올드랭사인, 한지혜 감독의 기차를 세워주세요, 홍동명 감독의 비노, 달리자가 이어서 상영되었다. 그리고 소준문 감독의 GV가 있었다.

아마도 위의 영화들을 따로 따로 챙겨보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스케쥴도 잡기 쉬운 주말 밤을 새는 일정이라면 하루쯤은 이렇게 영화를 보는 것도 근사한 일이다. 특히, 퀴어라는 문화코드를 전면에 궤뚫는 다양한 영화들을 보게 되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건, 비단 영화가 가진 힘이나 마케팅 능력이니 자본의 힘으로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끊임없이 인터넷을 통해 호기심을 유발하고 팬들을 모아서, 영화의 제작에 참여시키고 그래서 2년이 지나도 여전히 후회가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는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 것이리라. 에디슨이 제안한 혼자서 동그란 구멍을 들여다보는 방식이 아닌, 지금의 어두컴컴한 상영관에 모여 앉아서 영화를 보게 된 시스템이 채택되고 표준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최첨한 HD영화를 IPTV로 전송받아 볼 수 있는 시대에 사람들은 여전히 모여 들어 밤을 새워서 웃고 떠들고 박수 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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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년을 만나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이하 소소만)는 아주 짧은 단편이지만 그 의미는 각별한 영화이다. 후회하지 않아 2주년 밤샘영화제에서 미리 보게 되었다. 20일부터 공식적인 상영이 시작되며 자세한 일정은 [수정]소소만 개봉극장과 상영시간표 알려드려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길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반한 19세 게이 소년들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10대청춘들이 길에서 첫눈에 반하는 거야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서로 같은 남자라면 어떻게 공개적으로 프로포즈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하는 영화이다.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사다 준 성교육 책이 해외에서 써진 책을 번역한 것이어서, 어린 나이에 본의 아니게 과감한 표현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 책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특히 도심에서 떨어진 시골(아무래도 부도심을 뜻하는 suburban의 번역인듯)에서의 동성애자들의 만남은 힘들 수 밖에 없다."라는 글귀를 보았다. 그리고 이 문제는 지금까지도 완벽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새로운 벼룩시장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는 크렉리스트(craigslist.co.kr)의 한 코너에는 "missing connection"이라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지나간,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상대를 찾는 광고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그리고 물론 그 코너에는 m4m섹션도 있다.

"언제 차나 한 잘 할까요?"라거나 덥석 손이라도 잡을라 치면 바로 주먹이 날아올 지도 모르는 소년이 소년에게 첫 눈에 반하는 순간에 대해 대사는 한 마디도 없지만, 큐피트로 분한 예지원씨의 뮤지컬 연기가 충분, 그 이상의 설명을 해준다. 옛날 옛적에 멋진 공주님과 지구 반대편 나라 왕자님은 첫 눈에 반해서...같은 어린 시절 동화보다 더욱 더 판타지한 이 현실을 소소만은 아름다운 화면과 미소년들의 연기, 그리고 예지원의 판타스틱한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다.

10대 소년들의 삥뜯기와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설레이는 사랑의 감정이 아주 뽀얀 화면에 표시된 이 영화는 짧지만 의미있는 작업을 한 셈이다. 필름통이 도르르 굴러서 좋아하는 상대의 발치에서 멈추면서 시작하다가 어느새 뮤지컬 분위기로(친절하게 가사도 나오기 때문에 따라부르기도 좋을듯?)급전환을 맞고 어느새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이 영화는 청년필름의 대표인 김조광수 대표가 한국에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와 함께 제작하며, 본인이 직접 연출한 영화이다. 얼마 있지 않아 맞이하는 청년필름의 1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감독을 맡게 되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영화이기도 하며, 퀴어단편이지만 완성도나 캐스팅 면에서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자랑하는 것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감독의 '게이들의 삶이 힘겹고 칙칙한 것만이 아닌 밝고 명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도처럼 샤방샤방하게 영화가 나와주어서 보기에 기분이 참 좋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독립단편제작이라는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 "소년, 소년을 만나다"와 김조광수 대표의 블로그 "광수닷컴"을 통해 제작전부터 적극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소년단'이라는 팬들의 모임에 의해 제작비의 일부가 모금되기도 했다. 이미 "후회하지 않아"때의 팬덤 현상을 이용해 독립영화의 한계를 극복한 바 있는 청년필름으로서는 팬들이 직접 제작과정과 개봉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방법의 장점을 적극 이용하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이런 시대에서는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것은,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는 본편 상영이 끝난 후 곧바로 상영되는 메이킹 필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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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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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 서양골동양과자점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원작만화는 6년전인가 재미있게 읽었었다. 순정만화 그림체로 그려진 원작에서는 주인공들 사이의 동성애적 코드는 아주 담담하게 그려져 있었고, 케익가게와 주인공에 얽힌 미스테리가 오밀조밀 들어가 있었다.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에서는 '마성의 게이'라는 캐릭터를 강조해서 설정한다. 영화의 개봉 소식을 듣고 예상한 것이지만, 이 영화는 다른 퀴어영화들과는 다른, 커피 프린스를 재미있게 본 관객들의 '야오이 물'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조그마한 케익 가게를 중심으로 저마다 결핍의 사연을 지닌 4명의 남자들이 모이게 되고, 한 명의 '벅찬'게이 파티셰를 중심으로 좌충우돌식 에피소드를 이어 나가다가 이 영화를 궤뚫는 미스테리라는 카드를 꺼내든다. 결국 이 미스테리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어떤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더욱 더 중요하게 다뤄지게 된다. 

이 영화는 기대했던 것보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과감하게 편집하고 진행하는 방식이나, 원작을 화면에 옮기기 위해 선택한 이야기의 요소들도 잘 짜여져 있다. 중간 중간 뮤지컬적 요소를 지루할 법한 옛날 이야기에 적절히 활용하였다. 진행속도도 더디지 않게 자를 때는 과감히 잘라내었다.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도 화면으로 잘 옮겨내었다.

물론, 이 영화는 게이가 등장하기 때문에 퀴어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이태원에서 유명한 게이클럽인 리볼(reBall)도 로케이션 장소로 선택하는 고증을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게이코드를 철저히 야오이적 시각으로 표현한다. 여성적인 요소를 지닌 남성 캐릭터가 마성의 게이가 되어 추앙받는 다는 설정이나, 주인공이 시시각각 입고 나오는 그야말로 갖춰입은 '여성복'을 통해서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로맨스에서 여성의 자리는 없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단맛이라는 미각을 활용해서 여성이 배제된 섹스를 보인다. 여기서 케익은 여성들이 가지지 못하는 게이 남성과의 섹스를 은유하는 장치로 등장하고 실제로 영화 내내 남성들 사이의 부딪힘과 동성애적인 묘사만 등장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주 관객층으로 될 걸 계산한 것의 결과일 것일 테지만, 게이캐릭터에 대한 클리셰(Cliche)만 고스란히 표현하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영화의 완성도는 우려한 것보다 꽤 높은 편이었다. 원작에 대한 고증도 열심히 한 듯 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균형도 잘 맞춘 편이다. 배우들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 좋은 편이었다. 단지, 이 영화는 게이 코드를 이용만 할 뿐이지 그것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은 호모섹슈얼리티가 잠재적인 금기가 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다행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영화가 가지는 애매한 위치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뭐, 어쩔 수 없다. 케익은 어디까지나 케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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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한(혹은 잊혀진) 포맷의 모임

Lost Format Society (http://www.experimentaljetset.nl/lostformats/01.html)라는 웹사이트는 포맷 전쟁에서 패배했거나, 한 때 최고의 포맷으로 위용을 떨치다가도 시대에 의해 도대퇸 포맷의 흔적을 기록해 두는 곳인듯 하다. 64개의 포맷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아직까진 이미지와 사양만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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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으로 스크롤되는 이 목록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발히 쓰였던 Memory Stick(초기의 기다란)과 SMC가 기록되어 있다. 두 포맷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아주 소중히 다루어졌던 저장매체들이나, 기술적 한계와 가격 때문에 도태되었다. 그 외에도 미니디스크와 DCC도 보이는데, 필립스가 MPEG-1기반으로 MP3의 초기 기술을 도입해 만든 DCC와 ATRAC이라는 코덱으로 선보였던 소니의 미니디스크 대결은 결국 소니의 승리로 끝이났다. 하지만, 10년도 되지 않아서 아이튠즈-아이팟에 대체되었다. 이 시스템 기반에 들어가는 저장 기술의 대부분은 삼성의 플래시메모리 반도체이다.

고용량과 저렴한 가격과 휴대가 간편한 크기라는 유리함 만을 갖춰도 어쩔 수 없이 도태되는 포맷의 전쟁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리버도 데이터플레이라는 5백원 동전만한 포맷으로 시장을 주도하려다 지금은 MP3종주국이라는 명예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회사가 되었다. 베타맥스의 실패와 미니디스크의 폐쇄적 시장주도의 오명을 씻기 위해 노력한 블루레이포맷이 차세대 HD영화 저장매체의 표준으로 떠올랐지만, 도시바는 몰래 업스캔 컨버팅 DVD란 기술을 발표했고, 애플은 보란듯이 다운로드 방식의 HD영화 판매를 시작했다. 아마 블루레이는 DVD가 가진 생명보다 더 짧은 영광의 나날을 보낼 듯 하다. 이 와중에 샌디스크는 슬롯뮤직이라는 MicroSD메모리 재고분을 처분하기 위해 오디오 포맷 전쟁에 끼어들었다.

64개의 매체가 사라졌거나 잊혀졌어도, 대부분의 컨텐트는 아직 살아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고품질 아날로그를 흉내낸 고품질 디지털로 그 변화는 계속 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소프트웨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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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커맨드 심볼

맥으로 스위칭을 하려던 때 가장 어려웠던 개념이 바로 ⌘이다.(혹시나 표시가 안되는 분은 아래 이미지를 참고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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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커맨드 키 심볼
맥북에 적응한 지 첫 주가 지나서야 아무렇지 않게 이 모양을 보고 "아아, 커맨드 키였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7년 이 후 제품에서는 command라는 단어를 대신 새긴다고도 한다.

처음에 이 키를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몰라서 답답했던 적이 있다. 게다가 이 키가 윈도 딩뱃에서 찾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고, 그 당시에는 위키 피디아같은 멋진 서비스도 잘 몰랐을 때였으니까.

오늘 우연히 그 유래를 알게 되어 기쁜 마음에 이렇게 포스팅한다.

coverleaf같은 말로도 불리는 이 심볼은 컬트오브맥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와 스칸디나비아 여러 국가에서 캠프장이나 도로변 휴양시설에 자주 사용하는 로고라고 한다. 사진 출저는 컬트오브맥을 경유하여 Cogdog의 플리커 페이지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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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큐브닷컴

메인 블로그를 텍스트큐브닷컴에서 완전하게 구현하면서, 사실 스킨은 반쯤 포기한 상태이다. 어차피 내가 원하는 스킨은 타입패드 기본 스킨처럼 완전하게 Naked한 느낌을 주는 그런 스킨인데, 사실 그런 스킨이 비율이나 텍스트의 크기 같은 것을 맞추기가 힘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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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President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단 한 줄의 말은 정말이지 많은 것을 설명한다. 이 찬란하게 빛나는 캐치 프레이즈는 그 동안 전세계인이 고민해 온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영웅의 탄생이라도 맞는 듯 하다. 그 동안 힘을 잃었던 아메리칸 드림의 부활일지도 모르겠다.

올 봄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만 해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단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지금의 우리 나라의 상황은 정치적인 무관심의 역할도 꽤 클 것이라는 것.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정치적인 싸움이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영웅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쓰는 전국민적인 엔터테인먼트였다. 모든 매체를 활용한 광고와 홍보 전략, 부드럽지만 단호하고 확고한 음성의 연설과 열광하는 사람들로 보여 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아마 우리 국회의 육탄전을 제외하고 가장 뜨거운 열기를 보여 주는 예가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말을 잘 걸어왔었다. 길을 가다가도 수업 중에도 넋을 잃고 있다보면 어느새 대화가 시작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보기를 오바마(Obama)의 연설을 보았느냐는 것이었다. 한 수업시간에는 유튜브로 직접 연설의 일부를 같이 보기도 하였고, 더블린에 산다던 프랑스-스페인계 혼혈인 아저씨는 전철의 옆자리에서 오바마의 연설이 얼마나 감동적이었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와 닿았는지를 말해 주었다. 나는 그의 연설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고, SNL이나 매드TV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로 만든 것만 봤기 때문에 조용히 듣고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샌 프란시스코의 게이 퍼레이드의 한 공연장에서는 사회를 맡은 드랙 퀸(Drag Queen)이 무대에서 오바마의 당선을 확신한다며 말했다.

여러분 이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나타날 것입니다.
오바마는 전쟁을 반대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진정으로 평화라는 것을 경험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말이 백퍼센트 바람직한 발언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오바마의 당선은 세계가 변화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 우리는 착하게 살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그런 플라시보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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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President / Obama 이미지: ABC News


ABC 뉴스 웹사이트에서는 이미 발빠르게 "Mr. President"라는 이미지로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날 리도 없다. 삶은 계속되고, 적당히 불쾌하고 적당히 행복한 생활 또한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오바마의 당선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 동안 가능은 했지만 확률이 적은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가식이더라도 어느 정도의 선한 정의가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일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메리칸 드림이 다시금 실현된 것을 보여주는 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 나라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앞에 붙이는 호칭으로 미스터(MR)라는 호칭이 나오기까지, 실제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을 맞은 건국의 담당자들은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미국은 왕이 통치하는 곳이 아닌, 평등이라는 이미지 위에 건국되는(비록 위계 질서라는 것이 다른 이름으로 엄연히 존재한다고 해도)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 맞는 적절한 호칭이 필요했을 것이다.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아주 동등한 위치에서 예의 바르게 불러줄 수 있는 미스터(MR)란 호칭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한 때 미스터가 들어갈 자리에 각하를 붙였던 나라의 국민으로서 더욱 더 그 이야기는 흥미롭게 들린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정치는 점 점 더 생활 가까이 침투했으면 좋겠다. 백 개의 다른 생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공격하거나 방어하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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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 트리하우스 오브 호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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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house of Horror XIX (이미지: 위키피디아)


심슨의 할로윈 특별 트리하우스 오브 호러의 19번째 에피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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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and Kodos (이미지 출저: 위키피디아)

트리하우스 오브 호러 시리즈에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

  • 심슨의 두 번째 시즌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할로윈하면 빼 먹을 수 없는 이벤트 중의 하나이며, 이 시리즈에는 심슨의 유명 캐릭터인 에일리언 Kang과 Kodos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 20년째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메기의 역할이 가끔 말을 하거나 일어 서는 등의 기행을 보인다.
  •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은 "겁주는 이름(scary names)"로 대체된다. 참고로 오프닝 뮤직으로 유명한 데니 엘프만의 경우 데니 엘프같은 것(Elf-thing)으로 바뀌어 있다. 자막이 빨리 지나가지만, 자세히 보면 아주 괴상한 이름으로 대체되어 있다.
  • 최신 트렌드의 판타지물이나 호러, SF물을 적극적으로 패러디한다.

올 해는 오프닝 에피소드를 비롯해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1. 오프닝. 투표용기계와 심슨, 그리고 맥케인이 얽힌 유혈낭자 선거일 에피소드
  2. 트랜스모퍼(Transmorfers), 콧방귀 끼는 농부들(Snort Farmers) 등으로 트랜스포머의 글자를 변형시키려 하다가 그냥 제목없는 로봇 패러디(Untitled Robot Parady)로 포기하고 마는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다. 트랜스포머 극장판 실사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고 함.
  3. How to get ahead in Dead-vertising이란 제목은 실제 에피소드를 보면 이해가 간다. 그리 쉽거나 기발한 제목은 아닌듯 하지만 나름 귀엽다. 이 에피소드의 백미는 오프닝 시퀀스이다.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 Mad Men의 오프닝을 패러디 했다고 한다.


  4. 시청자들이 베스트로 뽑았다는 이 에피소드는 우리나라에서는 명절때마다 단골로 하던 챨리 브라운/피너츠 시리즈를 패러디했다. 실제 음악까지 저작권을 획득할 정도로 공을 들였고, 절제적인 측면 묘사(!)도 충실히 재현했다. 그다지 무섭거나 잔인하진 않지만, 훈훈한 명절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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