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은 이 영화 보는 내내... 돕빠(Topper, 여성용 상의코트에서 유래한 말)라는 말을 했다. 차라리 잠바라고 이야기하라고 누가 그랬던가.
Jumper는 순간이동능력이 있는 10대후반 남자아이의 이야기이다. 학교에서 왕따였고, 어째 어째 하다가 얼음물에 빠진다. 이 과정 자체는 나레이션으로 설명을 도와주니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다가 순간이동 능력을 알아챈다. 뻔하게도 은행에 들러 돈을 좀 털고... 역시나 아침은 뉴욕 점심은 런던 오후의 일광욕은 스핑크스의 머리 위... 뭐 이런 설정이다. 어라, 그러더니 새뮤얼 잭슨이란 작자가 말하길 좀 죽어줘야겠어. 집으로 도망가니 어린 시절의 그 짝사랑의 대상인 밀리도 만나게 된다. 네가 꿈꾸던 잠시 로마나 갔다올까?
[#M_스포일러가 있습니다..|닫기...|봐, 여기가 전설의 콜로세움이야! 어라 제이미 벨이라는 영국계 배우도 역시 점퍼였어. 그런데 나를 죽이려는 자들을 너도 알고 있구나. 역시 고압전류 때문에 순간이동을 하기 힘들군. 제이미 벨 물리쳐 줘서 고마워. 아차 밀리는? _M#][#M_스포일러가 있습니다..|닫기...|소동의 댓가로 경찰서에 가다... 아... 뭐 서장이 와서 풀어줘야 한다고? 서장이 왔다고? 어라 내가 다섯살 때 집을 나갔던 엄마! 아들아, 20초안에 여길 떠나라 팔라딘이 쫓아온단다. 여자애는 차버려! 밀리 일단 여길 떠나야 해 너혼자. 나쁜새키. 제이미 벨 아까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하자구? 뭐 도쿄에서 벤츠를 타며 이야기 하자구? 아 그래 차는 움직이지만 건물은 못 움직이구나 늘 그렇듯이 너무 무거운 걸 욕심내면 안된단다 다스 베이더 어린 시절아. 제이미 벨 우리 좋은 팀으로 짝짜꿍을 먹는 게 어때? 뭐? 뭔가 착각하고 있구나. 팔라딘은 너를 쫓을 거고 아는 사람 다 죽일거야. 어 아버지! 안돼! 병원으로 텔레포트. 밀리의 집에 가지 말라고 했지만 가야겠어. 밀리야 미안해. 놈들이 쫓아와 나쁜새키! 아 그래 여기서 부터 티격태격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되겠구나. 결론은? 옮길 수 없다던 건물을 옮기는 거지 뭐. 새뮤얼 잭슨은 어떻게 한다고? 사막 한 가운데 어마어마한 절벽에 내려줘야지. 죽이면 2편을 못 만드니까. 그래 영화가 아직 끝난 건 아냐. 어머니가 팔라딘인건 밝혀야 되지 않겠어? 딩동, 엄마 이상한 남자가 찾아왔어요. 아들아- 20초 줄게 도망가라. 밀리 많이 기다렸지? 나쁜새키 서프라이즈 미!_M#]
본 아이덴티티를 찍은 감독의 작품이지만, 가벼운 청춘물이다. 캐릭터의 고뇌나 갈등요소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이 영화는 텥레포트라는 아이디어을 화면으로 잘 옮겼다. 내용의 전개도 나름 리듬을 잘 맞췄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따라 전세계를 여행하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텅 빈 콜로세움을 볼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으니까. 본 아이덴티티를 굳이 들먹이는 이유는 도망을 갈 때의 타이밍이나 장소를 옮길 때의 수법이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본의 세계관은 훨씬 다른 문제를 담고 있긴 하지만.
엑스박스식 상상력을 컨텐트화 하는 방식의 이런 영화들은 아마도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다. SCi-Fi나 액션이나 이런 자본을 요하는 효과나 장르는 아마도 영화를 만드는 기본틀로 굳혀질 것이며, 그 안에 다른 작가들의 내러티브가 더 입혀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가볍고 거대하진 않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한 듯 하다. 이 영화에서 뭔가를 기대하는 것은 2편에 대한 피드백을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단지,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라는 점과 주인공이 너무 골이 비어 보인다는 점이 문제이다. 예고편을 볼 때의 그 사라지는 효과는 너무나도 신기했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그렇게 어려운 기술만은 아니게 보인다. 편집을 잘 해서 점핑씬이 그렇게 유치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든다.
딱 예상한 만큼의 완성도에 예상보다 훌륭한 볼거리가 많이 나와서 좋았던 영화이다. 아이맥스로 개봉했었더라면 좋았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