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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10

H&M&i

아이폰은 발매에 대한 루머가 계속되다가 마침내 거짓말처럼 2009년을 넘기지 않고 발매가 되었다. 사실 애플이 만든 최고의 기기인 아이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폰의 발매를 계기로 바뀐 한국의 IT시장과 문화일 것이다. 하드웨어 기술 최고를 자랑하던 한국의 위대한 IT는 소프트웨어 부재라는 치부를 드러냈고, 그 동안 '일부 유별난 사용자들의 칭얼거림'으로만 여겨졌던 IMEI 화이트리스트나 액티브엑스로 도배된 폐쇄적 인터넷 환경, 데이터 요금 폭탄 등의 후진성도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아이폰은 그 동안 시장의 논리로 교묘하게 포장한 국내 대기업들의 독점에의 의지를 고발하게 되었고, 좀 더 나은 통신생활의 가능성을 보이게 했다.

빠르게 변하는 한국의 패션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오픈이 늦어진, H&M은 특유의 붉은 로고를 이용해 6개월 전부터 오픈에 대한 홍보를 시작했다. 눈스퀘어를 일부 막고 진행된 작업은 "네, 맞습니다. 여기에 H&M이 오픈합니다.", "당신의 새로운 단골가게" 등등의 카피를 통해 오픈을 알렸고, 명동을 지나는 노선버스에 설치한 광고 등으로 지속적으로 오픈 여부를 노출 시켰다. H&M은 가격대를 유럽대비 비슷한 가격으로 론칭을 했고, 27일로 결정한 오프닝 행사에는 새벽부터 줄을 선 고객들이 있었다. 내부는 예상보다 깔끔하고 세련되게 제품이 디스플레이가 되었으며, 본사와 일본지사 등에서 파견된 직원들과 한국 직원들은 혼잡함 속에서도 차분하고 발빠른 업무를 통해 긴 줄이 형성된 탈의실이나 계산대 등에서도 큰 소동이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H&M이 론칭하기 전까지 행텐에서는 H&T라는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행텐의 브랜드 밸류를 이용, 중저가 위주의 다양한 아이템을 큰 매장에서 편성한 이 브랜드는 어두운 실내 인테리어와 빈티지한 스타일에서 깔끔한 캐쥬얼 스타일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의류를 한 매장에서 소화해냈다. 그리고 이 브랜드 이름은 H와 T를 붉은색으로 강조했다. 아무리 패션 브랜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두 회사의 로고를 보면 비슷한 느낌이 들 것이다. 앞으로 H&T는 어떻게 브랜드를 전개해 나갈지(아니면 이미 별다른 활동이 없는지) 궁금하다.

H&M의 사례뿐만이 아니라, 미국 캐쥬얼 브랜드 Gap이 론칭하기 얼마 전 갑작스럽게 세일을 단행하고 브랜드를 없앤 아이겐포스트(eigenpost)의 사례도 있다. 이 브랜드는 의류의 스타일 뿐만이 아니라, 스윙재즈를 이용한 광고컨셉마저 고스란이 들여와서 마케팅에 이용했었다. 물론, 갭이 진출한 현재에는 이 브랜드는 없다. 유니끌로가 롯데에서 론칭되기 얼마 전까지 이마트에서는 PL 캐쥬얼 브랜드 마이끌로(Myclo)가 입점해 있었다. 유니끌로의 정식 론칭에 맞춰 이마트는 이 브랜드를 없애고 United Design이란 브랜드를 새로 전개해 나간다.

유니끌로를 벤치마킹한 브랜드 SPAO는 이랜드 그룹의 브랜드인데, 이랜드 그룹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컨셉으로 한 캐쥬얼 브랜드 후아유(Who.a.u)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 브랜드는 옷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패션화보까지 미국의 애버크롬비 앤 피치(Abercrombie & Fitch)를 노골적으로 흉내낸 것으로 유명하다. 컨셉과 스타일, 음악 및 향기 마케팅까지 철저하게 모방한 덕분에 여름 카고 팬츠 같은 경우는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최근에는 애버크롬비 앤 피치와 자매브랜드인 홀리스터(Hollister)의 스타일도 혼재하여 브랜드 전개중이다. 후아유는 실제 미국에도 매장을 오픈하기도 하였는데, 애버크롬비 앤 피치 스타일을 모방해 10대 후반을 겨냥한 저가형 브랜드인 에어로포스테일(Aeropostale)정도의 포지션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H&M의 진출은 여러모로 아이폰의 진출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 오픈 당일 길게 늘어선 대기고객으로 인한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
  • 수입의류로서는 비교적 합리적으로 책정된 가격
  • 브랜드 네이밍, 가격책정, 디자인, 스타일 등의 경쟁력이 약한 국내 브랜드들과의 정면대결
한국은 해외 브랜드들이 비싼값에 한정적으로 판매되지만 인지도로 인한 과열된 판매양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명한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은 국내에서 각 매장 직수입 형태로 현지가격 대비 200%이상이 책정되어 판매가 된다. H&M은 뒤늦은 진출은 모순으로 가득한 한국 패션시장의 변화를 예고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이 복잡한 이야기는 언젠가 강남 한 복판 즈음에 애버크롬비 앤 피치가 도쿄 긴자에 이어 아시아 2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게 되면 결말이 날 것이다. 미국에서 쇼핑몰 위주로 중저가로 판매하는 형태가 아닌, 도쿄 긴자의 프리미엄한 이미지를 갖고 온다면 아마도 속편을 기대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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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에서 Nokia 5800 데이터 및 MMS 이용

Nokia 5800 XpressMusic을 곧 SKT USIM을 장착 후 사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KT에서는 얼마 전 iPhone사용자를 위한 MMS및 데이터용 APN값을 공개한 적이 있고, 대리점에서도 안내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해외 개통 단말기 사용이나 타사 단말기 이용여부도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굳이 SKT를 이용하려는 이유는 가족할인 때문에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해져서 입니다. 그리고 KT보다는 고객서비스가 좀 더 좋은 편이기도 한 이유도 있습니다.

SKT - Tworld 공지사항

해외수입 개인단말기 MMS 지원 안내 2010.02.11 1,584  
안녕하세요.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T worl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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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입 개인인증 단말기에 대해 테스트 후 기본적인 서비스에 문제가 없을 경우
가능한 많은 단말에 MMS를 지원하겠습니다.

다만 테스트를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오니 테스트가 완료되면
MMS 서비스 지원 관련 추후 재공지하겠습니다.

또한 개인인증 단말은 SK텔레콤이 정식으로 출시하지 않는 단말이므로
MMS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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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T world

저는 Nokia 5800도 혹시 SKT의 아이폰용 APN값을 이용해 데이터와 MMS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SKT측에 직접 문의를 했습니다.

SKT에서 타사 스마트폰 MMS이용여부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 SKT에서 아이폰에서 MMS를 사용할 수 있도록 APN 설정값을 공개한 걸 봤는데요.
현재 KT에서 출시된 Nokia 5800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데, 곧 타사USIM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SKT에서 단말기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APN 설정값을 입력하면

3G망 인터넷, MMS 등을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설마 OMA가 아이폰을 인식해서 처리하는 아이폰 전용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올인원 요금에 포함된 1GB등의 무선데이터 요금이 타사 단말기를 사용할 때 적용이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Re)SKT에서 타사 스마트폰 MMS이용여부
안녕하세요. ****** 고객님

SK텔레콤 사이버 상담원 *****입니다.

타사 스마트폰 SKT 3G망과 MMS이용여부에 대해서 문의 주셨는데요.
우선, SKT 3G 데이터망은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APN을 설정하여 이용 가능합니다.
(* 단, 타사 단말기에 따라서 일부 서비스가 제한될 수도 있으며
당사에서 출시되지 않은 단말기에 대해 확인을 할 수 없음)

설정방법은 SKT USIM 장착 후 메뉴의 설정 → 일반 → 네트워크 → 셀룰러 데이터 설정

* SKT의 3G 데이터망 이용하고자 할 경우 : APN에 web.sktelecom.com 입력    

단, 데이터망은 SKT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픈하는 것이며,
해당 단말기가 SKT 서비스에 정식으로 맞춰진 것이 아니므로

에러가 발생할 수 있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또한, SK텔레콤 데이터망 설정 시 SK텔레콤 스마트폰용
데이터 요금제에 반드시 가입하셔야 하며, 미가입시 과도한
데이터 통화료가 발생할 수 있는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 현재 올인원 요금제만 가입가능하며,
 이 외의 데이터옵션 요금제는 가입 불가합니다.

참고로 올인원 요금제의 무료데이터통화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올인원 35 요금제 : 무료데이터통화 100MB
올인원 45 요금제 : 무료데이터통화 500MB
올인원 55 요금제 : 무료데이터통화 700MB
올인원 65 요금제 : 무료데이터통화 1GB
올인원 80 요금제 : 무료데이터통화 1.5GB
올인원 95 요금제 : 무료데이터통화 2GB

('올인원요금제'의 자세한 내용은
T WORLD 사이트 > 고객상담안내 > 자동답변F/Q > '올인원요금제' 검색 후 확인 가능)

허나, MMS의 경우는 이동통신사간 규격차이가 커서
APN을 고객이 설정하더라도 이용이 불가하니 이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약을 하자면
  • APN값을 이용 데이터망 이용이 타사 기기에서도 가능
  • 스마트폰은 올인원 요금제만 이용가능 (이 외의 데이터옵션 불가)
  • 타사출시 및 해외 기기의 데이터망 오류에 대해서는 SKT에서 책임을 질 수 없음.
  • MMS의 경우 현재 고객이 설정해도 사용이 불가능.
  • 해외 단말기의 경우 MMS기능은 현재 테스트 중 (블랙베리 등을 위해 준비중인듯)
아직까지 MMS가 원할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노키아가 3월 31일까지 타사 USIM이동 제한이 되어 있어 테스트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도 확인은 힘든 상태이네요. 언제쯤 테스트가 끝나서 사용이 가능할 지 궁금합니다.

SKT에서 데이터와 MMS를 개방할 경우는 올인원요금제만 사용이 가능하므로, SK결합상품 및 가족할인 등으로 기본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사용자의 경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이미 MMS설정을 성공하신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업데이트 되는 내용은 추후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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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모바일 익스플로러 - 밴쿠버 올림픽 관련 바이럴

삼성 모바일 캐나다와 MS가 공동으로 론칭한 "삼성 모바일 익스플로러"광고 시리즈이다.
제일 기획 월드와이드와 바이럴 팩토리가 함께 만든 광고 시리즈는 총 3편으로

"Wow"하는 탄성을 자아내는 유튜브 바이럴을 만들고 그걸 삼성 모바일로 연결하고자 했지만...
작위적인 그래픽에 식상한 "Wow"순간들로 방향을 살짝 잃어버린 듯 하다.
UCC라고 하기에는 이미 식상하고, 너무나 전문적인 티가 나는 그래픽 구성에 그냥 동영상인지, 삼성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촬영을 했고 어떤식으로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조금도 하지 않은 듯 하다.

그냥 쿨한 영상을 보여주고 삼성 모바일 익스플로러라는 메시지만 전달하는 방식으로, 그다지 쿨하지 않은 삼성 모바일 익스플로러라는 브랜드 네임에 그러니까 웹사이트를 방문하라는 건지 올림픽을 보라는 건지, 유튜브에서 이상한 동영상을 보라는 건지조차 그 의도를 파악할 수가 없다.

공식 홈페이지인
Samsung Mobile Explorers

를 방문해도 명확한 컨셉이 잡히는 건 아니다.

Media_httpsungichurlb_urkam
EULA(End User License Agreement)에 가까운 콘테스트 안내를 읽을 마음이 쉽사리 들지는 않는다.

동영상을 통해 뽑힌 모바일 익스플로러들의 소개와 포부에 대해 심드렁한 MTV스타일로 보고 나면, 그 사람들이 찍어온 다양한 영상들을 자기네 서버에서 보여준다. 물론, 페이스북 페이지도 마련해 "공유"를 하긴 하지만, 한정된 그룹에서 제공하는 한정된 동영상과 사진이 그렇게 "Wow"할만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튜브에 올라오는 다양한 동영상을 대상으로 하고 1위 수상자에게 옴니아를 주거나 하는 편이 더 나았을듯, 모바일 익스플로러들의 활동은 소극적으로 보인다. 심지어 노란색 유니폼이 너무 촌스럽기 때문에 수치심에 활동을 자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모바일 익스플로러 메뉴를 보다 실증이 날 때 쯤이면 어딘가에서 페이스북으로 통하는 링크가 발견된다. 페이스북은 삼성모바일측에서 주로 글을 달고, 소극적인 댓글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는 또 메인 이벤트와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이는 Ultimate Snowboarding Experience등도 볼 수 있다. 뭐 윈터스포츠란 거 말고는 연결시키는데 무리가 있어보이는 컨텐츠였다.(서로 손해 보느니 적당히 분리하는 편이 나았을 듯)

바이럴(Viral), UCC, 유튜브, SNS 등 최근 광고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분야들은 파급효과가 크지만 전파의 형태와 효과를 쉽게 내다볼 수 있는 플랫폼은 아니다. 삼성 모바일 익스플로러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바이럴과 SNS를 통한 전파 등에 필요한 기술과 형태는 있어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이 도대체 삼성 모바일이란 것이 뭘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 홍보하는 것이 제품인지 캐나다인지 올림픽인지도 불분명하다. 그리고 "Wow"한 순간들을 어떻게 포착하고 그것을 어떻게 전파하는지에 대해서도 (아니 그것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조차 알 수가 없다.) 별다른 말은 없는 듯 하다.

삼성 모바일 익스플로러들이 사용하는 것이 삼성의 디지털 카메라인지 옴니아 스마트폰인지 불분명한 건 뭐 그렇다 치더라도, 아직까지도 밴쿠버 올림픽에서 삼성 모바일 익스플로러라는 이벤트가 뭘 하는 것인지를 모른다는 건 좀 심각한 것 같다. 차라리 포토제닉이나 경기중 특이한 장면을 옴니아 화면에서 재편집해서 보여주는 광고를 몇 편 찍는 편이 더 나았을 것 같다. 아니면, 길 가는 숀 화이트의 굴욕샷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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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앤디 워홀 위대한 세계

앤디 워홀 전시 아니 우리 나라의 해외 아티스트 초청 전시 중 가장 인상깊었 던 것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했던 앤디 워홀 팩토리전이었다. 작품의 구성도 마음에 들었고, 피츠버그에 있는 앤디 워홀 미술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슬로바키아의 앤디 워홀 미술관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루었기 때문에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슬로바키아는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앤디 워홀의 어머니를 비롯한 조상들이 살았던 곳으로 Warhol Street이란 거리까지 생겨나서 앤디 워홀의 또 다른 공식 미술관이 있는 곳이다.

비록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으로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한 미술관이지만, 앤디 워홀전의 운영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예약제로 관람 인원을 사전에 적절하게 배분하였고, 제품의 동선을 잘 짠 덕분인지 아주 기분 좋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자료를 건축적으로 디자인이 뛰어난 미술관을 잘 활용하여 전시한 사례같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최근 유명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초청하여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 나라에서 고질적으로 지적받고 있는 대형 아티스트 초청으로 인한 비싼관람료와 관람객 분산의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문제로, 주말이나 저녁때 전시관람은 정말 사람을 스트레스의 극한으로 몰아 넣기도 한다.

앤디 워홀의 전시회는 1만2천원으로(성인기준) 책정되었는데, 수 많은 스폰서가 붙어도 가격이 내려가진 않은 것 같다. 물론, 나는 형이 우연히 응모한 GS칼텍스 초청권 당첨으로 갔기 때문에 가격에 불만을 품을 처지는 안되지만, 아무래도 이런 식의 초청장 배분이 현실적인 티켓 가격을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작품들의 간격이나 동선이 반 고흐 전 등에 비교해서 협소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관람객의 동선 유도나 제한에 실패한 덕분에 작품 가까이에 몸을 부딪혀가며 관람을 하는 건 변함이 없었다. 특히, 앤디 워홀같은 아티스트의 전시는 곳곳에서 "이건 무슨 장난도 아니고..." "순전히 사기 아냐..."하는 탄식이 크게 들린 만큼, 앤디 워홀을 선호할만한 애호가들을 정교하게 연구해서 기획된 전시라기 보다는 단순히 지명도를 의식해 물량으로 마케팅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르네 마그리트 전시만해도 생소할 수 있는 테마였지만 관람객들이 진지하게 질문하고 비교적 쾌적한 통제하에서 진행되었던 걸 기억하면, 앤디 워홀 전은 많은 아쉬움을 줬던 전시였다.

하지만, 물량이 많이 투입된 전시였던 만큼 앤디 워홀의 다양한 작품을 보기에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단지 팝아트의 특성상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설명을 좀 더 다양한 채널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했어도 좋을 뻔 했다. 네이버카페를 만들어도 탤런트 한지혜가 왔다 갔다는 사진 보다는 앤디 워홀에 대한 대중문화자료를 적극적으로 공유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팝아트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복제하고 변형하고 패러디하는 분야인 만큼, 전시를 전통적인 전시보다 다르게 구성했어도 좋을 뻔 했다. 이를테면, 캠벨 수프 작품은 실제 홈플러스나 이마트같은 소매사에서 캠벨 수프 코너를 안에 설치한다거나 작은 카트를 대여해 끌고 다니며 작품을 본다거나, 가격표를 붙인다거나 하는 식의 파격적인 구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단순히 구역을 나누고 작품을 걸어두는 것보다 새로운 동선을 제시한다던지, 작품을 입체적으로 전시한다던지 하는 식의 시도를 하는 편도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비디오 작품의 초청이 너무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 리움 팩토리 전때는 그래도 그리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비디오 자료를 상영했었고 스케쥴표도 공개를 했었다. 이번에는 단순한 슬라이드 작품과 일부 비디오를 같이 벽면에 영사하는 식으로만 전시했고 그것도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며 관람하는 모습이었다.

앤디 워홀의 작품은 좀 더 자유롭게 볼 수 있었으면 했다. 비싼 돈 내고 삼십분씩 기다렸는데, 애들 낙서같은 장난 본다고 서로 투덜대는 아저씨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어깨 부딪혀가며 보면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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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펄프픽션

 세 달가량 여행을 했다. 앞으로의 일을 결정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했지만, 유년시절을 삼개월가량 더 유예하기 위한 여행으로 끝나버린 듯 하다.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3개월을 있었고, 중간에 동유럽의 몇 몇 도시를 돌아봤다. 나는 언젠가 어디론가 노트북을 들고 떠나면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첫번째 맥북으로 이렇다할 이야기를 쓰지 못했고, 두 번째 맥북 프로를 들고 다니면서도 그렇게 좋은 이야기는 떠올리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이탈리아에서 파산상태의 일본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향했다. 2박3일의 짧은 도쿄여행은 앞으로 내가 한국에 남을 것인가, 다른 곳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혼란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도쿄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항공편의 연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국적의 다양한 것들이 혼재하는 초현실(surreal)적인 공간을 경험해보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만난,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은 언젠가 도쿄를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동양의 작은 섬나라의 수도이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판타지 때문이라고. 나도 이러한 판타지를 가진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일본에서 10개월 가량 유학을 했던 친구 한 명은 그 환상이 무참히 깨질 수 있음을 조심히 경고 했다.

 적어도 내가 본 도쿄는 거대한 팝아트 작품같은 도시였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특별한 것들을 친절히 복제하여 완벽한 분류법으로 전시해 둔 것 같았다. 이를테면, 도쿄에 존재하는 캠벨 수프는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캠벨 수프가 아니라 앤디 워홀이 복제한 캠벨 수프의 실크스크린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진짜보다 더 정교하고 더 비싸다.

 도쿄에서 돌아온 후 나는 내 경험을 확신할 수 없었다. 음 오모테산도의 트렌디한 샵들을 거닐고, 긴자의 애버크롬비 앤 피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가봤어... 라는 식의 간단한 여행기 같은 말은 할 수 있었지만, 나는 도쿄란 곳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 시간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3개월간의 피렌체 생활의 경험도 특별한 의미로 정리해내지 못했다.

 도쿄 펄프 픽션은 이런 초현실적인 도쿄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다. 도쿄의 곳곳을 여행한 작가가 경험을 거대한 원심분리기에 넣고 뽑아낸 키워드들을 다시금 재조합해 낸 것 같은 책이다. 그러니까 도쿄에 대한 성분이나 맛, 향취는 있지만 결국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도쿄는 아닌 것이다. 우리가 도쿄를 통해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의 사이에 있는, 도쿄를 유령처럼 떠 도는 분위기나 도쿄를 떠 도는 의미의 덩어리들을 글로 옮긴 것 같다. 고양이탐정이나 상상 도둑의 이야기를 따라 복잡하게 얽힌 도쿄 도내의 전철노선도를 따라가듯 작가가 안내하는 도쿄 여행을 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도쿄 여행이 오다이바를 보러 가기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회전초밥집을 갔다 온 이야기로 표현된다면, 허름한 헌책방에서 누가 출판한지도 모를 기묘한 이야기가 담긴 도쿄 이야기로 표현된 이 책은 그래서 도쿄 펄프 픽션이란 이름이 붙은 것 같다. B급으로 뒤틀린 대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상에 대한 이미지와 다른 것 처럼, 우리가 생각하던 도쿄와 많이 다른 펄프 픽션 속의 도쿄를 만날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나 도쿄 기담집의 영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어 처음엔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은 글이었지만,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록 작가의 이야기 형식이 마음에 들었다. 여행기에 사실확인을 하기 귀찮아서 이런 형식을 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작가는 실제 도쿄의 이야기를 픽션안에 녹여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도시를 경험하고 자료를 수집했던 것 같다. 이따금 등장하는 사진은 그러한 믿음에 힘을 실어주었다.
 
 나는 이 책의 방식이 가장 도쿄를 잘 설명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는 이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도시가 되어 버린다. 비록, 내가 본 도쿄는 음울하고, 낡고, 더럽고, 매력이 없는 껍데기만 남은 이미지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놓쳤던 풍경 사이 사이를 떠도는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때로는 진실을 말한다는 게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도쿄에서 우리가 경험해야 하는 것은 로뽄기 힐즈의 전망대 같은 것이 아니라, 우에노역 근처, 신주쿠의 뒷골목 같은 데서 꼭꼭 숨어 있는 가상에 가까운 도쿄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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