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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07

스프링노트

인터넷에 텍스트로 된 자료를 잠시 메모하는 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옛날부터 꽤 있었지만 제대로 쓸 만큼 만든 것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이메일로 자신한테 보내거나, 블로그에 기록해두거나 했었다.

구글에서 워드프로세서&스프레드쉬트라는 서비스를 개설했지만, 온라인이란 편리함에 지메일식 관리라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스프링노트는 써 본 결과 최고의 환경이다.

메모하듯 손쉽게 스프링노트를 넘기듯 쓸 수 있게 되 있고, 디자인도 깔끔하고 멋있게 되어있다. 파이어폭스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고, OpenID지원으로 번거로운 가입절차도 필요없다.
게다가, 그냥 적당히 입력해둬도 바로 저장되고 여러 사람의 코멘트도 달기 좋게 되어 있다. 구글 워드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세련 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을 개인적인 위키(wiki)형태로 이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써보지 못한 기능이 많이 있지만, 이제 당분간은 리포트 같은 것들은 전부 구글 워드 대신에 여기다가 초고를 작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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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노벨라 - 어글리 베티

온스타일에서 잠시 언급된 어글리 베티를 보기 시작했다. 어글리 베티(Ugly Betty)는 보통 미국의 티비쇼들이 시즌별로 계속해서 '공연'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미리 에피소드의 양을 정해서 제작을 해서 방영하는 포맷이라 한다. 원래는 라틴계열 방송에서 하던 텔레노벨라(Tele는 텔레비전을, 노벨라는 소설을 뜻한다고 한다.)의 포맷을 미국에서 들여서 방송을 제작한 것이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글리 베티에서 가끔 보여주는 텔레노벨라도 재미가 있다.

- 어글리 베티
어글리 베티는 베티라는 똥똥하고, 못생기고 치열교정기를 낀 키 작은 여자애가 모드(Mode)라는 패션잡지사에 취직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 안에는 패션계에 대한 패러디와 음모와 눈물과 웃음등이 골고루 섞여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그로테스크한 버전이라고 하면 이해가 갈 지도 모르겠다. 레지던트 이블에서 잘 나가다 갑자기 좀비로 변하는 에릭 마비어스가 나온다.

- 텔레노벨라 1
어글리 베티의 극 중 텔레노벨라는 미국 SNL에서 안토니오 반데라스 코너에서 패러디한 오리지널 텔레노벨라 스타일을 흉내낸 극이 나온다. 과장된 음악과 과장된 클로즈업, 베베꼬인 성적인 관계와 시도때도 없이 '밤빰빰'하며 스파크가 터지는 로맨스로 가득한 부패한 성직자와 충격에 깨뜨리는 와인글라스가 자주 등장하는 방송이다.

- 패션 채널
모드(Mode)라는 잡지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참고자료로, 영국억양이 과도한 호스트가 진행하는 뉴스성 프로그램인데, 이것도 꽤 재미있다. 사실은, 진행자의 억양이 압권이다.

도대체 시트콤도 따라가기 힘든데, 거기다 섹스 앤 시티는 무슨 장르인지 헷갈리는데, '텔레노벨라'라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 한류열풍으로 무수하게 팔려나가는 우리 나라 드라마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우리 나라는 텔레노벨라 천국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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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은 ABC / 그렇지만 어디에 쓰는지 모른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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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은 ABC / 그렇지만 언제 가져갔는지도 모른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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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 목요일

가능한 학교 가는 날을 줄이려는 게으름 때문에 나의 주말은 목요일 오후 세시에 시작된다. 그리고 오늘은, 왠지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필요했다. 사실은, 지갑속에 들어 있던 르네 마그리트 입장권 할인 쿠폰이 너덜거리며 2일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른 여러 아티스트들처럼 그냥 보내기가 께름직했다.
다음주 월요일에 배울 중국 소설가 유호와의 To Live[footnote]세계문학 과목에 포함된 작품이다.[/footnote]를 손에 들고 273번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고려대와 대학로를 빙빙돌아 종로를 거쳐 신촌까지 가는 굉장히 하드코어한 버스이다. 외대, 경희대, 카이스트와, 고려대와 연대, 서강대, 이대, 홍대 등을 아우르는 학생들의 버스라는 말이지.

서울시립미술관 경복궁 분관에서 헤메이다가 정동극장 길을 따라 본관까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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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렇게 무한루프를 도는 느낌이었다고 마그리트씨는 말했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내가 자주 꾸는 꿈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모두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무의식을 한 번 경험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없어진다. 이른테면, 꿈 속에서 어느덧 자신의 손과 발이 비정상적인 비례로 커져버린 걸 때닫는다거나, 휴양지의 싸구려 호텔의 복도로 보이는 곳에서 문득 이 곳이 세상의 전부라고 깨닫고 울부짖으며 지하로 내려 가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해변에 가짜 태양이 떠 있는 그런 꿈 말이다. 식은땀이 흐르는 그런 꿈[footnote]프로이트나 자캉이라면 사양한다.[/footnote]은 오래도록 남는다. 나 같은 경우는 조금씩 버전을 달리해서 해마다 꾸는 꿈이기도 하다.

르네 마그리트는 그런 것에 대한 남다른 성찰이 있었던 듯 하다. 열심히 메모를 하면서 관람을 했지만, 결국 그림을 대할 때의 감정을 언어로 실어낼 자신은 도저히 없는 듯 하다. 벽에 적힌 그의 말 중에 그런 말이 있었다. 자신의 그림에서 어떤 전통적인 상식을 찾지 말라고, 그리고 언어는 이미지를 설명할 수 있지만, 이미지로 언어를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지를 설명한 말은 그 언어를 의미한다, 그리고 또... 자신은 제목을 시처럼 짓는다고, 그래야 사람들은 뭔가를 생각하는 대신에 마법에 걸린 것 같은 신기한 감정을 얻는다고, 그리고, 자신은 사물의 표면이 주는 의미를 알아낼 수 있고, 그 아래에 어떤 의미가 있는 지도 잘 알 수 있다... 뭐 그런 말들이었다. 물론,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말들이라 수첩에 빼곡히 적어왔지만 당분간 두고 두고 소화해봐야할 듯 하다.

내가 본 르네 마그리트는, 거장다운 솜씨로 그림을 정말 잘 그렸다는 것, 그의 아내인 조제트를 끔찍히 사랑했다는 것, 약간은 신경질적이지만 꽤 잘생긴 멋진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내가 항상 꿈에서 봐와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요상한(weird) 것들'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다.

미술관에서 나오자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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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렇게 말이지. 거기 온 사람들보다 더 쾌활한 우산들이 남부 이태리 생선도매상 좌판처럼 널려있었단 것이지.

빗속을 뚫고 뛰어서 생전 처음 보는 시청별관의 미로를 따라 시청역에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집에 오는 이태원역에서부터 제일기획구간도 뛰었다.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엘 람블라 화이트 와인을 마셨더니 머릿속이 어질어질했다. 최근 보기 시작한 어글리 베티라는 텔레노벨라를 좀 보다가 몇일간 끌어 왔던 영화 가든 스테이트를 끝냈다. 문득, 이런 초현실 목요일을 그냥 보내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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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서프라이즈

친구 한 명이, 그러니까 일본에서 약 10개월 살다와서 아직도 적응하지 못해 롯데마트 유니끌로를 방황하는(그건 농담이고, 유니끌로는 별로 안 좋아하더라) 친구 한 명이 태국에 갔다왔다. 어젯밤 심야에, "니가 전화해"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끊고나서, 비할인 요금으로 전화를 걸자, 신나게 이야기를 늘어 놓기 시작했다.

몇년 째 비행기를 안 타고 있는 나로서는 좀이 쑤시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어제는 심심해서, 동네 외국인 슈퍼에 가서 알 수 없는 글자만 잔뜩 읽다가 온 날이 아니었던가? 레이지 라임(Lazy Lime)을 찾았더니 외국 아주머니께서 차갑게
"프레시 라임밖에 없어요."라며 실물 라임을 쥐어주었다. 알싸한 향이 아직도 느껴진다.

어쨌건, 그렇게 있다가 동네 주점에서 사 온, 엘 람블라라는 스페인산 저가 와인을 따면서 전화를 받았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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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서프라이즈! 실제로는 파타야라는곳

방콕은 정말로 서프라이징한 곳인가 보다.
http://blog.naver.com/urabt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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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세

집에서 보던 조선일보를 집에서 멀리 나와있는 바람에 꼬박 꼬박 챙겨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김영하씨의 "퀴즈쑈"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소설의 단편버전을 어떤 문예지에서 봤었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연재한다고 할 때 엄청나게 기대했던 작품이었다. 조선일보는 사설과 정치/사회면을 빼고는 정보만 쏙쏙 빼서 봤었다. 신문의 논지는 나와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정보는 꽤나 퀄리티가 높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모바일 조선을 보고 있다. 모바일 조선이 아침에 배달되면 제일 먼저 챙겨보는 건 바로 "오늘의 운세"이다.

2007년 3월 27일
개: 지나치게 겸손하면 위선으로 변하게 된다. 82년생 : 몸과 마음을 강하게 갖도록 하라.

오늘 같은 날은 도저히 해독이 안되는 운세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겸손하면 위선으로 변한다라... 오늘 아무 친절도 배풀지 않았으므로 위선을 저지르진 않았고, 몸과 마음을 강하게 가져야 한다. 이번 주에 끝낼 리포트가 3개쯤 있기 때문에...

오늘의 운세에 대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얼마 전 태국에 갔다온 친구의 블로그에 갔다와서이다. 대학졸업반에 갔다온 태국이 아주 좋았다고 하며, 11시간 비행후 쌓이는 마일리지로 국내선을 탈 수 있느냐는 질문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물론, 수업중이라 덮어 버렸지만...

태국을 갔다온 그는 '천국'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 세상에 큰 불만은 없다. 요즘에는 실망하지 않고 사는 법을 터득해 버려 인지, 천국이란 곳이 있는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단지, 오늘 재미는 있지만 이래 저래 몸과 마음이 피곤해지는 수업들을 생각하고, 냉장고에 있는 식료품중 마늘 냄새를 내는 게 뭔지 생각해 보는 동시에... 만일 내가 이베리아 반도 근처의 이를 테면 '이비사'같은 곳의 지역 유지로 태어나 해변에 바를 하나 차리고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칠아웃 음악을 잔뜩 준비해 직접 DJing을 하고, 퍼컬레이터에서는 신맛이 나는 브라질 산 커피가 끓고, 햇빛이 너무 좋아서 오후 2시에는 가게 앞에서 일광욕과 시에스타를 동시에 즐기는 그런 다른 평행 우주에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잘 지내고 있느냐는 안부의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욕실에서 미끌어져 유명을 달리 했을지 모를 또 다른 평행 우주의 나에게는 흰색 국화라도 보내고 싶었다.

몸과 마음을 강하게 갖도록 하라는건 역시, 센치해지지 말라는 것인가?

그럼 인치해져야 한단 말인가...

역시, 농담마져 건조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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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dentified "Flying" Objects

佛우주연구센터, UFO 정보 인터넷 첫 공개 [뉴시스 2007-03-23 05:57]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3&article_id=0000353241&section_id=104&menu_id=104

인터넷에는 무한한 양의 정보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UFO에 관한 '공신력(사실의 여부보다 권력 있는 기관이 보증하는 정도의)'있는 정보가 공개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확인돼지 않은 정보들은 버려진 우물의 이끼처럼 음모론을 증식시킨다.

사람들이 UFO에 경외감을 갖는 이유는, 사람의 유전자 지도까지 만드는 세상이지만, UFO는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머리 위에 날아와서 알 수 없는 사운드로 이야기를 하고, 알러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바늘로 몸을 이리 저리 찔러 댄다거나, 그런 물체를 보고 내 몸 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와서 내 껍질을 버려둔 채 빛을 따라간다거나 하는 SF적 상상력이 없더라도, 그런 존재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은 어쩌면 그러한 것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는 최적의 조건과도 같다. 보통의 세계에서 유용한 정보들도 어느 정도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우리 집 다락방의 혹은 지하실의 금기된 정보들도 익명성을 외투삼아 흘러 나오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우주연구센터의 UFO정보의 공개는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그러한 대상에 대한 인정한 귀중한 사례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내부인지 외부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단지, 우리의 기대를 반영한 무수한 추측들 가운데 일부가 좀 더 양지에서 논의되고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나는 UFO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UFO를 쫓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어느 정도 미약하나마 공감이 간다. 옛날의 어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바닷가에서 들어 올린 조약돌로 비유했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조약돌만한 지식도 부러워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세상이 최첨단화되어 가서, 왠만한 질문에는 기계가 대답하는 검색의 시대에 있더라도 해결되지 않은 건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데 기쁨을 느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이런 것 때문에 더 불행해져야 한다는 안타까움을 느껴야 할 지도.

그리고, UFO의 정체가 해결되더라도, 가장 중요한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지?"에 대답할 지식은 그 누구도 공개해 주진 못할 거라는 공포감도 엄습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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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인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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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인간 이야기
강병융 지음, 김수진 그림/이가서
이 책의 제목은 그리 과하지도 않고, 그리 부족하지도 않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제목 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김언수의 캐비닛과도 비슷한 이런 상상력의 발현에는 '그럴 듯함'이라는 상당한 부담감이 따를 것이다. 이런 뻔뻔한 도전정신에 혹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서문에서 뒷통수를 얻어 맞는 충격에 휩싸인다. 자신의 책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외국 독자의 손에 쥐어진다는 것은... 출간되지도 않을 일본어판을 위한 서문, 중에서 아마 이 책을 집어드는 독자들 중 상당수가 익숙한 서문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그 유명한 "책의 효용을 믿는 심플한 작가의 메시지"를 천연덕스럽게 인용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의 배경과 이야기는 백퍼센트 허구이다.(원래 소설이 허구이기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한 산과 강을 중심으로 한 도시(서울이 생각나도 그냥 읽어내리길!)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 진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최근 유행하는 옴니버스식 평행구성으로 연결시킨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하돼, 전부 조금씩 만큼의 연관성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는 식으로. 이 책을 읽는데 장애를 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의 서문에서 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말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가장 탁월한 점은 페이지의 단 한순간도 그러한 '비정상인'들에 대한 동정심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그러한 사례들에는 친절하게 각주를 달아 관련 서적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사실 그 책들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 이유란, 진짜 그런 책에 그런 대목이 있으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혼자 잘 노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뭔가 흥얼거리기도 하고, 별것도 아닌 신문 광고같은 것을 보면서 혼자 낄낄대며 웃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책은 그러한 '혼자만의 유희'를 대중적으로 확대시켰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듣고 살게 된다. 그리고 그 중 어떤 이야기들은 모두가 공감하고 즐기는 이야기가 된다. 상상 이야기는 상당히 상업적으로 잘 만들어진 기획 '도시괴담'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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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찾아서

늦깎이 영문과 복학생으로서, 그것도 절판된 책이 수업에 활용이 되는 상황에는 정말 난감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매일 교보에 가면 염가로, 모든 표지들이 너덜해질 정도로 반복적으로 진열되 있던 옥스포트 클래식 판의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1831판 텍스트는 국내에서 절판되어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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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밀림에서 찾은 이미지

그 동안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엇이든 구해왔던 나는 결론적으로는 언제 올 지 모르는 아마존을 이용해 3주를 기다리거나 수입대행 회사에 의뢰해 10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그 희망을 찾기로 했다.

지난 수요일부터 순례한 서점들의 리스트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 강남점
리브로 을지로입구역 / 강남역 점
영풍문고 본점 / 고속터미널 점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 사당점 / 삼성코엑스점

이태원 원서헌책방 2곳

하지만 어디에도 그 책은 없었다 어제 저녁 7시경, 사당역 반디앤루니스도 없는 이 책의 존재에 회의감을 느낄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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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그런 책이 없지, 라고 말하는 반디앤루니스 사당점 알바생

사당점에서 이런 저런 민망함을 겪고, 영풍 고속터미널 점에서 좌절을 겪은 후, 교통체증을 뚫고 버스를 타서, 교보 강남과 리브로 강남을 둘러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문닫기 30분전 아슬하게 도착한 코엑스 반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동일한 텍스트가 수록된 다른 출판사 껄 들고, 나중에 페이지 대차대조표를 만들어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대에 질문을 던졌다. 결론은 아직 몇 권이 남아 있다는 것...

반디앤루니스 알바분을 졸라서 찾아낸, 나도 모르게 먼저 소리치면 손을 뻗은 이 소중한 텍스트를 손에 넣으며, 내 다시는 이런 삽질을 하지 않으리~ 라는 다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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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WARHOL FACTORY

이태원 역의 미드나잇 '니거 어택(실제로 당한 적은 없지만, 그런 위험도 없고... 혼자 붙여본 이름)'을 피하기 위해 드나든 한강진 역은 리움으로 바로 연결된다. 리움은 우리가 매일 또 다른 가족이라는 클레이메이션 광고에 노출되게끔 기획한 푸른색 둥근 로고를 가진 회사의 미술관이다.

리움은 중요 전시가 있을 때, 시장판처럼 난리가 나는 국내 미술관 환경을 감안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약제를 시행했다. 사실, 예약제를 시행할 정도로 첨단 시설과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에 현장판매제를 도입하면서, 예약티켓에 대한 30퍼센트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 미술관은 회사의 명성에 걸맞에 럭셔리하고 괜찮은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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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리움은 이런 곳이죠...

앤디 워홀은 예술이 가진 희소가치를 조롱하는, 기존의 전지전능한 이미지를 복제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 버리거나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것을 정말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재포장해 버리는 재주를 지녔다. 우리가 '팝아트'라고 부르게 된 것은, 앤디 워홀이 엘비스가 달콤한 사랑노래 하나로 "King"이란 칭호를 얻었듯, 매일 점심으로 먹었던 싸구려 캠밸 수프 캔을 엄청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후, 예술에 가까운 눈 속임이라는 비난의 "키치"란 말은 독특한 것을 부르는 쿨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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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의 앤디 워홀 팩토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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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밸 수프의 거리를 지날 땐, 지나가는 차를 주의하세요!

앤디 워홀은 형광색 베리에이션의 마릴린 먼로와 마오와 캠벨 수프 깡통의 복제와 브릴로 박스를 다시 디자인한 아티스트만이 아니면서, 우리가 오늘날 동네 마트에서 접하는 캠벨 수프 깡통 시리즈를 보면서 떠올릴 수 있는 아티스트이다. 예술에 "매스티지"라는 개념을 과감히 도입해, 대량생산된 이미지 마저도 독창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엄청난 분야를 개척해 버렸다.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는 언젠가는 15분간 유명해질 수 있는 사회를 살고 있다. UCC과 댓글 논란으로 가득한 이 사회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천재적이었던 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는 예술에서 영혼을 빼서 염가대매출로 팔아버렸다는 비난을 종종 받곤 한다. 하지만, 그가 만든 작품들의 디테일을 30센티미터 앞에서(더 가까이 가면 빌어먹을 센서가 울린다.) 본다면, 그것이 감히 밀레의 만종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 무엇보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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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o의 실제 박스도 디자이너가 있지만, 이를 다시 그린 이 작품도 엄연한 예술작품이라고들 하더라구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 보길 권하는 전시이다. 당신이 다 안다고 생각하는 앤디 워홀은 실제로는 더 치열하고 더 열정적으로 살았으며, 무엇보다 정말 그림을 잘 그렸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사는 21세기가 원하는 예술가, 즉, 예술가가 창조한 그 무엇이 아닌, 예술가 자신이 이 시대의 어떤 "현상"이 되는 멀티미디어를 일찌감치 내다본 예언가 이기도 했다.
그리고 만일 여건이 안돼어 실제로 이 전시를 못 보게 되더라도, 큰 마트나 백화점 지하에서 만날 수 있는 캠밸의 수프 캔이 있어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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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강행기

항상 호기심만 키워 오던 예술거장들의 진품을 감상하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리움에서 열린 앤디 워홀 팩토리, 국립중앙박물관의 루브르 특별전과 예술의 전당의 한가람 미술관의 반고흐에서 피카소전까지 2일동안 이동시간을 합하여 약 10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결론은 앤디 워홀의 승리!

국립중앙박물관은 루브르라는 이름을 빼고는, 정말 턱없이 부족한 작품들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너무 생소한 컬렉션으로 걸려 있었고(물론, 이 그림들은 평생 한 번 진품을 볼 수 있다는 매력도 있지만), 반고흐에서 피카소전까지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거장들의 그림이 대거 전시되었다. 미국 클리브랜드 미술관의 소장품인 이 작품들의 컬렉션은 흡사 록스타들의 "B-Side"베스트 같은 느낌이어서 아쉬웠다. 코딱지만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하지만 앤디 워홀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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