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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08

프리즌 브레이크와 할랄

교환학생 기숙사인 인터네셔널 하우스에서 내 룸메이트는 자메이카인 무슬림(이슬람 신도)이다. 그 룸메이트(이름이 저스틴이다.) 세븐 일레븐에서 사 온 샌드위치 반쪽을 내게 나눠주었다. 칠면조 고기의 샌드위치를 먹으며, 아마도 그 칠면조 고기는 이슬람교 율법에 위배되지 않기 때문에 사왔을 것이다. 그의 칠면조 샌드위치를 반쪽 얻어 먹고, 다이어트 닥터 페퍼를 마시면서 나눈 대화는 이슬람 율법이 사회와 충돌할 때 어떻게 하는가에 관한 것과 프리즌 브레이크에 관한 것이었다. 

무슬림의 생활에 대해서는 나의 문화권과 그의 문화권이 상당히 다른 편이다. 그리고 우리가 영어로 대화하는 범위도 상당히 한정적이다. 하지만, 프리즌 브레이크라면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보았느냐 마느냐의 문제였고, 좋아하는 가 아닌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한국의 이마트에서 월마트나 타겟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는 도브 비누같은 것과 아닌 것의 대비가 2인실 기숙사 방에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같은 다이어트 닥터 페퍼를 앞에 두고 다른 상황에 대해 어렵게 이야기를 해 나갔다. 

문득, 한국에 존재한다는 10만여명의 무슬림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들 중 일부는 회식자리에서 삼겹살을 먹지 못하며, 제대로 된 할랄육을 구하기 힘이 들어 채식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태원에 가면 할랄육을 취급하는 가게가 제법 있지만 그 외에는 아마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프리즌 브레이크같은, 미국의 문화는 지구 어디에서라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가 같은 아이팟을 사서 듣고, 소다음료중 으뜸은 어디나 코카콜라라는 식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그런 프랜차이즈 문화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 차이란 결국 달러 환율과 할인율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렇게 같은 것을 공유하는 동시대의 수 많은 사람들이 '다른 가치'를 받아들이는 데는 어떤 준비가 되어 있을까?

당신은 당신의 룸메이트가 무슬림일 때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교육받은 적이 있는가? 이웃집에 이사 온 무슬림에게 결례가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가? 반대로 나의 룸메이트인 무슬림은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김치를 매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김치는 안 먹어도 된다. 그리고 그는 강요하는 듯한 한국의 기독교 문화에 대해서도 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세계사와 세계 지리, 영어, 제2외국어 정도의 과목들로 이런 것을 배웠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편리함'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리테일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미국의 것을 무부별하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영어교육에 대한 열풍에 대해, 미국이라는 '본토(!)'에 와서 느끼는 감정은 조금 무서운 것이었다. 각 대도시 주변의 서버브(Suburb)에 해당하는 동네마다, 위치한 거대한 영토의 쇼핑몰에 가보면, 같은 차들에 어디나 있는 macy's, Target, RadioShack이니 하는 샵들이 위치해 있다. 물론, 적절한(Reasonable) 가격에 어마어마한 종류의 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황송한 일이다. 하지만, 각 아일(Aisle), 코너 코너 마다 가득차 있는 것은 다른 것을 수용하기가 겁나서 똑같은 것을 복제해서 미리 채워 넣은 듯한 공포가 느껴졌다. 

우리 나라의 문화와 외국의 문화가 만나고 섞이고 소통하는 데는 노력과 시간이 들 것이다. 한국 출신의 반불교/무교 신자인 내가 자메이카 출신의 무슬림과 대화가 통하기 위해서는 아직 좀 더 많은 저칼로리 소다와 대화가 필요할 지 모른다. 때로는 내가 별로 관심도 없던 김치를 사 와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렇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세계화'가 제3의 언어인 '영어'라는 것이 제대로 통역해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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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이스트 베이 캠퍼스. 샌 프란시스코 공항을 통해 입국해 한 시간여 가량 떨어진 헤이워드(Haywards)란 곳에 가게 된다. 내일 오후 5시30분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같은 날 정오에 샌 프란시스코에 도착하게 된다. 샌 프란시스코는 다들 알 다 시피, LGBT활동이 활발하고,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Vertigo)'의 배경이 된 곳이며, 산을 깎지않고 그대로 고저를 살려서 만들어서 도로 곳곳에는 목숨을 걸고 질주를 하는 전차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항상 어학연수니 유학이니 가는 사람들을 놀리곤 했었다. 정작, 내가 미국이란 곳을 가려고 하니 너무 긴장되고 설레이고, 떨리는 느낌이다. 지난 삼개월 가량 준비한답시고 매일 매일 돌아다니기만 했다. 서점에서 책을 충동구매하고, 사진을 대충 찍고 돌아다니는 식으로. 나는 정말 미국이란 나라를 가게 되리라곤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다.

내가 영어를 공부한 데는, 예전에 집집마다 유행한 세계여행화보류의 책 때문일 것이다. 해외여행이 자율화되지 않았(거나 자율화라고 해도 실제로 많이 가지 않았던)던 옛날, 많은 언론인들과 각계 유명인사들이 여행을 다녀와서 대부분의 사진과 약간의 글을 곁들였던 책이다. 나는 그 책과 새벽에 KBS에서 나왔던 클래식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같은 프로그램으로 다른 나라를 경험했다.

뉴욕의 장면이라고 캡션이 달린 사진은, 끝이 보이지 않도록 높이가 높은 빌딩 아래에 자유롭게 앉아 있는 히피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이 사진을 지금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지만, 내가 영어 공부를 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한 사진이다. 나는 저 사진을 보고 저 사람과 같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좀 더 실용적인 이유들을 찾기 시작했을 것이다.

샌 프란시스코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른다. 미국생활에 대한 환상이라는 것도 사실 없다. 단지 길지도 짧지도 않은 3개월이라는 시간에 대한 무수한 생각들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공상과 두려움으로 가득찬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도대체 스물일곱이 다 되도록 뭐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 결국 옛날에 살던 이태원으로 가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황급빛으로 물든 노을과 선선한 공기 때문에 조금은 안정이 되었다. 한강진역을 시작으로 녹사평 역까지 돌아다니면서 서울과는 약간의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90년대 들었던 미국 록음악을 들었다. 울음을 터뜨리기엔 그리 슬프지 않았고, 내 안에 많은 것이 퇴색해 버린 듯 했다. 누런 석양처럼 황금빛처럼 빛나 보이던 생이 아무것도 아닌 듯 하게 말이다. 어떤 이는 이런 것을 체념이라고 할 것이다. 상처받기 싫어서 내 안에 무언가를 죽이는 행위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글쎄, 그냥 나는 버스환승만큼 간편하게 변화를 받아들이려 한 지도 모른다. 서울은 잠시 나에게 먼 곳이 될 것이다. 울산은 더 먼 곳이 될 것이다. 곧 없어질 푸른색이 아까운 하늘과 그 아래 남산이 눈에 들어왔다. 저녁 약속에 늦지 않고 친구들과 작별을 하고 집에 가서 짐을 싸리라 생각했다. 여권과 비자, 환전한 돈 등 챙겨야 할 것을 한번 더 떠올렸다. 그리고 밤새 정리해야 할 여행음악도 다시한 번 챙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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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적 문제해결

한국판 CSI…'과학' 앞선 '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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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놀 테스트에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형사들 눈은 번쩍거렸다. 그러기를 2시간여. 오전 11시40분께, 한 형사가 "좀 이상하다"고 소리쳤다. 

화장실벽에 물이 튀겼다 마른 것처럼 얼룩이 묻어 있었다. 고작 2~3㎜ 크기. 대충 넘어갔더라면 발견하지 못할 뻔했다. 
이들 형사들은 이 자국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급히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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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뉴스 : 
http://issue.media.daum.net/yanyangmissing/view.html?issueid=2786&newsid=20080321084210154&cp=nocut

서래마을 영어살해유기 사건 때도 이러 비슷한 류의 기사가 났었다. 그 당시 프랑스인 부부는 한국의 수사력을 믿을 수 없다고 했었다.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는 타국땅에서 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그러나 결국 한국측의 수사로 인해 진실이 밝혀졌고, 한국의 수사력을 높이 사는 기사들이 났다. 이런 이야기가 기사화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외국인의 범죄에 대해 어떤 절차가 있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과학 수사는 어떻게 진행 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자부심을 위한 기사라도 그리 나쁠 건 없다는 것이다.

위의 기사는 최근 잔혹한 사건을 다루는 과학수사물인 CSI같은 미국텔레비전 쇼와 한국의 과학수사를 대비시켰다. CSI에 푹 빠진 사람들에게 한국의 수사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충분히 어필한다. 하지만, 기술수사는 어디까지나 조사하는 사람의 세심한 관찰을 요하기 때문에, CSI는 기계에만 의존하는 맹점이 있다는 식으로 풀이하는 의도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결국은 제 할일을 한 것이다. 깨끗이 치워진 욕실에서 혈은을 찾으려면 미국 NASA의 방식이든, 시골집 할머니의 방식이든 간에 검색을 좀 더 깊게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기사는 CSI로 대변되는 높은 예산의 최첨단 기술을 갖지 못해 열등감에 빠져야 한다는 피해의식이 깊이 작용해 있다. 

CSI가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범죄자들이 악랄하고 범죄율이 높은 사례에서 아주 드문 사례를 선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의 감각이 발달했다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제대로 된 수사를 했냐는 것일 것이다. 특히, 이런 '감'에 의한 수사는 성공할 수 있는 확율이 있다면 당연히 실패할 확율도 있는 것이다. 

최근에 중독되다시피 하는 의학 드라마인 '하우스'를 보면, 실험적 치료부터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간단한 처방까지 정말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여기서 가장 결정적(critical)인 진단의 열쇠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찾으려는 굳은 의지이다. 실수도 하고 운이 좋아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드라마 상에서도 의사들 간의 개개인 차는 존재하며, 의견대립으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빛을 발한다. 특히 사람의 목숨은 최선을 다했고, 어느 정도는 불가사의한 생명력의 역할을 기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우석 사태때 외신은, 한국에서 출발한 엄청난 발견과, 젓가락을 잘 사용하는 한국인의 습성의 관계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흥미로워 했다. 이를 두고 우리 학교 교수님 중 한 분은 

어떻게 과학자가 그런 말을 뻔뻔하게 할 수 있는가.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물론, 젓가락의 사용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황우석의 연구에 젓가락질이 도움이 되어서 그런 근사한 결과를 냈다는 근거는 분명 없었다. 

과학수사는 주어진 근거가 있고, 그것을 통해 유추해 내는 결과가 있을 것이다. '감이 좋았'던 것은 힘겨운 과정에 잠시 용기를 복돋워 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보아야 한다. 어떠한 방법으로 발전시킬만큼 정확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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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레콤의 '기분 좋지 않은' 변화에 대한 강요

5일 있으면 교환학생 때문에 출국을 하게 된다. 3개월밖에 되지 않는 기간이기 때문에 일시정지와 착신전환 등등을 알아보려고 엘지텔레콤의 웹사이트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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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노래라도 불러야 할 이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또 하나의 팝업창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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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웹사이트들에서도 이런 문구를 봤기 때문에, "그래 중요성은 알지만 아직 최적의 컴비네이션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하며 '취소'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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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갑자기 이런 팝업이 뜨면서 진행이 되었다. 그러면서 자동으로 로그아웃을 해버렸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에 대한 정부차원의 캠패인 어쩌고 하는 80년대 반공 글짓기 같은 변명을 늘어놓으며 나의 로그인을 차단해 버린 것이다. 별다른 공지나 안내 없이 그냥 나의 로그인을 차단해 버린 것이다. 

나의 비밀번호가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어떤 비밀번호가 안전한지 구체적인 예를 보여주지 않고, 그냥 변경하지 않았음으로 차단해 버린 것이다. 나는 이미 영문과 숫자를 포함한 8자리 이상의 문자로된 비밀번호를 사용중이다. 잠재적인 해킹 피해에서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다른 웹사이트들은 별도의 경고성 공지만 내보내고 로그인을 시켜준다. 사실 계속해서 내 로그인을 가로 막는 그런 공지들도 불쾌하긴 마찬가지 이지만, 이번처럼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정말 처음이다. 

보안에 관한 정부를 핑계삼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핑계도 좋고, 해킹 사건의 대부분이 엄청난 테크놀로지의 접근 보다는 개인정보를 토대로 한 유추나 서너자리의 숫자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복잡한 패스워드는 필수적일거라는 충고도 감사하다. 

하지만, 로그아웃 한다는 안내 한마디 없이 쫓아내 버리는 경우는 또 무엇인가? '다음에 변경하기'라는 참회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숫자와 영문자를 조합한 8자리 암호가 그렇게 쉽게 떠오를 거면 아무리 변경 캠페인 한들 뭐가 다르겠는가? 

이런 식의 고객대처에 대해 별다른 생각도 없고 경험도 없어서 저지른 실수일 수도 있겠지만, 정부차원에서 하는 캠페인이란 등떠밀려 하는 듯한 투덜거림도 적절히 섞여있는 것으로 봐서는 그렇게 떳떳하지도 자발적이지도 않은 액션임에는 분명하다. 

제발 이런 멍청하고 바보가튼 짓 좀 하지 말라고 외치기 전에 좀 더 생산적인 방법을 제시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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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다. '랄랄라'? 웃기네 전혀 기분좋지도 않고 좋은 변화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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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댓가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라는 소설은, 딸이 유괴되고 살해당한 한 어머니가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큰 댓가를 치루는 모습을 묘사한다. 누군가 아이를 유괴하고 살해하였다. 살인범을 잡기까지 생활을 포기한것도 어머니였고, 살인범이 구속되어서 사형을 기다리는 동안 종교에 의지해 마음을 다스리려 한 사람도 어머니였다. 하지만, 살인범은 하느님의 용서를 혼자서 선언하고 사형장으로 향해 버린다. 어머니는 그 분을 삯히지 못해 자살을 한다.

이 소설을 영화화한 밀양에서는 이 어머니가 신애라는 인물로 그려진다. 신애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게다가 그 사고는 불륜과도 관계가 있다. 남편의 고향에 왔지만, 아들이 유괴후 살해당한다. 그리고, 살인범은 하느님을 알고는 속죄를 했다며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신애가 낯선 땅으로의 이주로, 신앙으로 숨기려 한 나약함과 분노를 조명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 중 하나는 아들을 화장하고 나오는 신애에게 죽은 남편의 식구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와서

니는 눈물도 없나
라고 외치던 장면이다. 신애가 가장 큰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그년 남편 잡아먹고 지아들 죽인년이 된 것이다. 의지했던 하나님마저 살인범을 용서해 버린 건 또 어떤가. 주변 사람들은 신애가 왜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의아해한다. 사람에게 긍정적임을 강요하는 또다른 폭력을 가할줄은 알아도, 이 이상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범죄의 댓가는 이렇게 엉뚱한 사람이 짊어지게 된다.

최근에도 아주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이 정상이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세상도 제대로 되었다고 말하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적인 불만을 범죄자라는 가상의 대상에게 퍼붓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언제나 이런 범죄와 관련된 댓글과 이야기가 인터넷과 세상을 떠돈다. 짐승만도 못한 놈들을 돌로 쳐죽여야 한다는, 토막을 내어 개밥으로 줘도 시원치 않다는 등의 피폐한 상상력을 빈약하게 드러낸다. 언론이 '세트를 모으세요.'하는 식의 이벤트성 실시간 범죄수사극식 토막 시체발견 보도게임을 하고, 수용자들은 배설하지 못한 온갖 나쁜 것들을 내뱉는다. 아주 손쉬운 정의구현이다.

제발 그런 흉흉한 사건을 더 추하게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이 세상의 일원으로서 자기의 위치에서 슬퍼하고 무서워하고 잠깐씩 분노하자. 그리고, 내 생활에서부터 뭐가 잘못되어 가는지를 한번 더 봐야 할 것이다. 어떤 엽기적인 살인사건이든, 그런 소재로 만든 추격자 같은 영화이건 간에, 자세히 관찰하면, 어떤 악의가 존재하고 그 악의를 활개치게 하는 균열과 틈이 여기저기 존재한다. 우리 사회 정의에 대한 방어는 그래서 더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듯 하다.

영화 밀양에서 신애를 가장 걱정하면서도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해 안타까운 역할을 하는 종찬(송강호)의 모습이 계속 생각난다. 종찬이 신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계속해서 신애의 심중을 제대로 못 짚어내면서도, 신애 옆에서 조심스럽게 맴도는 것과, 영화 결말에 조용히 거울을 들어주는 것 뿐이다. 하지만, 종찬은 섣불리 신애의 슬픔을 동감하려 하지않고, 신애 마음속의 병을 진단하려 하지 않는다. 뭐가 옳고 그른지도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는다. 정의라는 것을 구현하는 영웅적 액션도 취하려 하지 않는다.

가만히 옆에서 있어주는 것이 전부이다. 사진에서 처럼 당장 비가 내리려 하지 않더라도, 우산을 들고 있어주는 것처럼. 어떠한 사건의 희생자를 대하는 우리의 역할이란 이 정도가 아닐까. 그의 처지를 억지로 이해하고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조용히 옆에서 있어주고 혹시 모를 우산을 준비해 주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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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저 : 밀양홈페이지(secretsunsh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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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고백적 블로깅 텀블로그

텀블로그[footnote]Tumblelog 혹은 Tlog[/footnote]는 비교적 짧은 길이의 글에 사진, 동영상, 음악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믹스하여 만드는 블로깅을 말한다. 대체로 링크를 통해 좀 더 큰 미디어에 대한 감상이나 설명으로 이루어진 글이 포스팅된다. 아니면 플레이톡이나 트위터 같은 마이크로 블로깅류의 단상 같은 것도 올라온다. 

기존 미디어와 차이점이 있다면, 코멘트 즉 댓글이 없는 형태가 많다. 트위터나 플레이톡이 릴레이 댓글의 묘미를 위해 포스팅 하는 점과 차이가 있다. 좀 더 긴 매체인 블로그의 엔트리보다 짧고 트랙백을 통한 하이퍼텍스트적인 토론과도 조금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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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에의 분노

이 글은, 하나티비로 하우스 1,2 시즌을 보면서 쓰고 있다. 교환학생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백수 상태인 셈이다. 집에 이사 하면서 새로 가입한 하나포스와 이전한 하나티비도 말썽이었다. 사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하나로에서는 알려줘야 할 사항들을 알려주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나는 NVU(시부트라민)라는 리덕틸과 유사한 다이어트 약을 복용 중이다. 과민반응을 할 가능성이 5%이며 감정 불안의 가능성이 1%인 상태이다. 

이 정도 되면 나에 대한 병력을 알 것이다. 별로 할 일이 없고, 과식을 피하기 위해 식욕억제제를 '반재미'삼아 먹고 있다. 하루에 한 두시간 정도는 졸리거나 무기력한 일이 생긴다. 살은 조금 빠졌지만 그렇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감정변화도 그리 크지는 않은 편이다. 그렇다면 내가 분노한 이유는 하나포스와 하나티비 때문일 것이다.

하나로통신과 관련한 연락처를 가입센터에 넘기게 되면 대체로 예닐곱 군데의 전화를 받게 된다. 하나폰은 쓸 일이 없다. 하나포스 설치는 만족한다. SC제일은행 카드로 제휴할인을 받기 싫다. 하나티비가 인증되지 않는다. 처리를 했다. 하나티비가 패키지로 묶여 5%추가할인을 못 받고 있다. 그렇다 패키지를 하려면 하나폰을 놓아야 한다. 미안하지만 사양한다. 문제가 생기면 고객센터로 전화주세요. 문제가 생기면 강북 고객센터로 전화주세요. 문제가 생기면 저희 쪽으로 전화 주세요. 최초 가입센터 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꼭 전화 주세요.

하나티비와 관련한 여러 문제가 생겼다. 첫째, 함께 제공한 라우터가 문제이다. 둘째, 시즌2 광고는 하나티비 부팅과 함께 돌아가지만 아직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 위에 알려준 전화 중에 080으로 시작하는 무료전화로 시도를 한다. 명의자인 형의 주소와 주민번호와 이름 등을 부서가 바뀔 때마다 알려줘야 한다. 내 전화는 여기 저기 토스되다가 결국은 비발디의 사계의 특정악장을 세번 쯤 울리게 된다. 

두 가지 문제로 여러 번 전화를 하면서 실제로 상담받은 부서는 장애부서였다. 통신사 장애부서의 상담원은 하나같이 카드사 채무부서처럼 침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평일의 여자상담원은 내가 돌려서 물어본 하나티비 라우터의 접근 방법과 사설 공유기 연결 문제에 어떠한 대답도 주지 못했다. 먼저 라우터에서 하나티비+추가컴퓨터 이외에 제한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설 공유기가 연결된다는 대답을 했다. 공유기 문제일 것이라고.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된 라우터 접속 아이디[footnote]인터넷에서 찾은 것은 ID: admin / pw: hanaromedia라고 한다. 시도는 본인 책임(at your own risk)이다. [/footnote]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 모든 문제에 장애부서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답이 없다고 했다. 결국 하나티비+폰 라우터로 해결했다. 그리고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한다. 유무선 공유기로 대체한 후 하나티비를 192.168.10.2로 고정IP를 부여하면 된다고 한다. 
하나티비 시즌2가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 이유는 520H라는 아주 구형기기이기 때문에 교체대상에 포함된다고 한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고객들의 시즌2 업그레이드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홍보와 경품증정에만 열을 올린다는 점이다. 오늘 약 15분간을 기다리고 주소하나 확인 제대로 못하는 장애부서의 직원과 통화를 하면서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랐다. 상담원은 앵무새처럼 매뉴얼을 읽어 대는지, 질문을 하고 대답을 시작하는 시간동안 질문 항목을 찾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장기실업으로 원치 않는 텔레마케팅을 하고 있던지 아니면, 당직이라 어쩔 수 없이 알지도 못하는 소리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하나티비 셋톱박스의 모델명이 뭔지도 모르고 고객에게 이것저것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점검에 필요한 증상은 다 설명해 주었다. 초등학생 애들이라도 뭔지 알 정도의 문제였다. 그러니까 상담원의 응대 절차는 시즌2가 아니시라구요? 실례지만 셋톱박스 뒷편에 모델명을 봐주실 수 있나요? 라고 물어봤어야 한다. 기기설정에 업그레이드가 있을텐데요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한참을 통화한 후에야 모델명을 확인하고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을 떠듬떠듬 꺼내놨다. 하나티비로 시청하던 드라마 하우스였다면 주인공인 의사 그렉 하우스의 조롱섞인 호통을 들었을 것이다. 

감기증상을 설명하는 환자에게 감기진단은 하지 않고 요추천자에 두개골 천공이 필요한 전두엽 조직검사까지 하고, 의학적 코마 상태에서 각종 항생제를 투여한 후 포기하고 있자 원래 상태로 돌아간 환자가 감기증상을 보이자 감기인 것 같으니 감기 진단을 해보죠. 
그다지 좋은 비유는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기기가 교체대상이니 기사를 보내주겠다고 한다. 일요일에 시간 있으세요? 자기, 사실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시간이야 내면 되겠지만 기사를 파견하는데 드는 비용은 말을 안해줬잖아요. 글쎄요 고객님 비용 문제가 확인이 안되는데요.

당신네가 하나로 고객센터면 왜 모르죠?
참았던 분노가 폭발했다. 시부트라민이 혈중농도 최고조에 달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장애부서에서는 금액관련 문제가 확인이 안된다고 했다. 단지, 설치기사에게 연락은 해 준다고 한다. 금액 문제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서 기사분에게 전화를 달라고 했다.

하나로에 대한 분노는 아직 풀리지 않았고 문제해결은 아직 진행중이다. 이 글은 그런 내 분노를 삯히는 과정이며, 내가 편하고자 쓴 개인적인 글이다. 그리고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사람이 구글 검색을 할 때 도움이 되었으며 하는 생각에 쓴 글이기도 하다. 그렉 하우스식 진단에 영향도 받았겠고 약 기운도 있을 지 모른다. 할 일이 없으니 별 걸 다 신경 쓰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로텔레콤 같은 곳에 전화해서 이렇게 답답한 서비스를 받느니 그냥 내가 전산시스템에서 건드리는 편이 훨씬 낫겠다.

* 글을 쓰는 도중, 이사오기 전 수원 주소지의 기사분께서 언제 교체를 하러 올지를 물어봤다. 옆에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 집에서 평화롭게 애를 보는 부인 옆에서 전화를 하신 것 같다. 근처니까 재빨리 교체하고 오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지금 이사 온 동대문 제기동에 있다. 장애부서에서 확인한 동대문구 제기동 주소는 도대체 뭐였단 말인가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왔다. 아무도 제대로 확인 하지 않는다. '장애부서'라는 게 변명거리가 될 법한 일인가. 이 정도면, 내가 아무리 시간이 돈보다 중요해서 이런데 신경을 쓰느니 새로 하나 회선을 가입하는 게 더 저렴하다 치더라도 시간을 들여 철저하게 항의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나는 시간이 엄청 많기 때문에 철저하게 항의할 예정이다. 장애부서의 직원 이름 받아두는 건 기본이다. 

** 방금 추가로 전화통화를 해서 이 지긋지긋한 일을 마무리 지었다. 문제는 하나티비란 것이 가져와서 꽂기만 하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전비를 내라는 소리를 했다. 자기들이 일을 깔끔히 처리하지 않은 걸 감안하고, 양 측이 서로 기분만 상할 것이기 때문에 이전비를 면제 해 주겠다는 말을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선심쓰듯이 해결해줘서 기분은 나쁘지만 일단 마무리는 지었다. 내가 하나로의 잘못된 서비스는 인지하지만 근본적으로 뜯어 고칠 건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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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더 이상 짊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슬픔을, 그것도 내 던져 버릴 수 있는 넓은 바다같은 곳이 지구 끝에 있다면, 모두들 떠날 것이다. 아버지 친구분 회사의 금고를 횡령했거나 엄청난 시차를 견디며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 가더라도 말이다. 혹은 시대를 알 수 없는 기차를 탈 지라도. 

마이 블루 베리 나이츠는 중경삼림의 설레임과 애틋함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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