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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07

마틴 파(Martin Parr) | Retrospective 1971-2001

영국 출신의 마틴 파의 전시가 오늘 까지라 무리를 해서 다녀왔다. 나는 사진은 잘 알지 못할 뿐더러, 마틴 파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 때문에 전시장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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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파

메인 포스터 이미지로 쓰인 이 사진은 파일이 작아서 잘 안보이지만,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구경을 하기 위해 반바지를 입고 모인 서양 사람들과 그 멀찍이 앞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모인 한국인 단체관광객의 사진이다. 인사동에 아무렇지도 않게 붙어있던 이 포스터를 보면서, 이런 센스를 가진 사람이 누구일지 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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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금지된 마틴 파의 전시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고, 아이가 있어야 할 유모차에 리플렛이 담겨 있는 이 장면이 나름대로 마틴파적이라 생각되었다.

큐레이터 언니의 설명에 따르면 마틴 파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서, 객관적 사진의 금기였던 컬러를 적극 도입하였고, 그러면서 주관적인 의미를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주로 촬영하였다고 한다. 사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나는 사진을 볼 때, 책을 읽듯이 그 사진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영화를 보듯이 관찰을 한다. 노출이니 색감이니 초첨이니 하는 건, 감각에 맡기고 그 이상은 신경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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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파의 사진은 흑백 시절은 좀 더 따뜻한 감성을 담아내었다면, 컬러로 진행될 수록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감성이 담기게 된다. 디지털로 옮겨 가서는 상당히 아이러니컬한 의미의 사진을 주로 촬영하였다.

마틴 파의 흑백 사진은 한 장 한 장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황량한 영국의 곳곳의 사람들의 표정과 소박한 인테리어, 아이러니컬한 풍경 등은 사진을 얼만큼 봐 왔던지 간에 뷰파인더를 통해 대상에 대한 애정을 갖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나쁜 날씨' 컬렉션은 비오는 런던의 거리를 촬영하기 위해 수중카메라를 들었는데, 렌즈 앞에 맺히는 물방울의 역할이 중요하고, 비에 젖어 구겨지고 찢어진 듯한 신문지 같은 런던의 풍경이 스산하게 다가온다. The Last Resort컬렉션에서는 컬러 사진이 시작되는데, 영국 노동계층이 가는 휴가지의 모순적인 풍경을 다룬다. 쓰레기 더미와 황량한 공사중인 건물 사이 사이로 사람들은 굴삭기 바로 앞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깨진 조개더미 위의 아이들 모습, 흘러넘친 쓰레기통 앞에서 식사를 하는 가족들의 모습으 붉은 컬러가 강조된 색상으로 전시되어 있다. 그 외에도 대량 생산을 통한 소비에 대한 여러 사진들을 시리즈로 촬영하였는데, 우리 생활에서 그런 소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사진으로 풍부하게 표현했다. 전 세계 사진관에서 특이한 인물사진을 찍는 곳을 찾아내 자신이 직접 모델이 된 사진들을 시리즈로도 만든다.

후반부로 가면서 디지털 사진을 적극 활용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건식복사의 대명사가 된 제록스의 기술을 이용한 프린팅 작품인 "(Common Sense)"는 수백장의 사진 작품을 디지털 프린팅 하여 벽에 월 형식으로 설치한 작품인데, 주머니에서 아무렇게나 꺼낸 돈으로 살 수 있을만한 흔한 가치의 것들을 독특한 색감에 과장된 클로즈업으로 보여준다. 길가에 파는 핫도그 같은 것이 그로테스크하고 섹슈얼한 의미를 띄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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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익살스럽고 섹시하고, 사랑스러운 사진들은, 다큐멘터리 사진, 즉 실제 이야기를 담은 사진이 새로운 서사의 방식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사진을 찍기 쉬운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것이 좋은 사진의 첫째 조건이 될 지, 어쩌면 유일한 조건이 될 지 모른다. 물론, 소스의 기술적인 완성도도 있어야 하겠지만 점점 진화되어 가는 카메라 기술과 리터칭, 그리고 그러한 사진이 플리커 같은 웹사이트를 통해서 전적으로 배포가 된다면, 사진이라는 언어가 가진 서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람의 시각은 정말 민감해서, 보자 마자 좋은지 나쁜지의 옥석을 가려낼 수 있다. 마틴 파의 사진은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오리지널리티 가득한 이미지란 어떤 것인가를 모델로서 제시한다. 그리고 이미지가 복제되고 재생산되는 사회에 반대하기 보다는 그 안에서 유머를 찾고 재미를 찾으려하는 장난기까지 보이는 정말로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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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쓴다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꽤 되며, 해야할 것도 많다. 안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 이다. 블로깅을 하면서 부터는 내 글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남이 본다는 책임감에 문장 하나 하나 쓰면서도 더 생각하게 되었다. 책임감이라는 게 생기면, 예전에 대충 엠에스 워드나 아래아한글로 써놓고 포맷하면서 날아간 글들 보다는 좀 더 풍성한 글이 써진다. 어디까지나, 이건 내가 내린 평가에 불과하지만.
나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고, 마음에 들어서 전공을 선택했지만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남들처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가득차 있다. 단지, 어릴 때부터 계속해 온 '글쓰기'라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뭐든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런 글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는 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내 블로그는, 트렌드에 민감한 뉴스를 바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의 생각을 덧붙여 깊이를 담고자 하는 것이 목표였다. '나만의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 한 장, 글 한 줄에도 깊이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동안, 1년이 좀 넘은 이 블로그 안의 정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가치있게 쌓여있었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주체는 검색엔지의 봇이며, 그 외에 내가 아는 몇 몇 사람들과 검색엔진을 타고 우연히 들어온 사람들이다. 이따금 거짓말같은 방문자 수를 보면서, 나는 읽는 사람들을 상상한다. 내가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을 읽듯이, 그 사람들도 내 블로그에 들어와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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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a Secreet Sunshine

첫째,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평론가들이 가장 주시하는 영화이다. 칸 영화제 경쟁부분 진출, 전도연의 재발견, 씨네21의 모든 밀양관련 기사에는 "스포일러 있음"이라는 경고가 붙어 있을 정도엿다. 그래서 유난히도 영화 주간지를 샀던 지난 2주간의 잡지에는 군데 군데 읽어보지 못한 기사가 쌓여있었다.
둘째, 밀양이라는 공간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영화 초반에,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동명의 도시에 대한 비밀이 싱겁게(?) 밝혀지게 되는 전도연의 대사에는 "Secret Sunshine"즉, 비밀의 햇볕이라는, 이 도시에 대한 새로운 울림같은 것이 있었다. 밀양은, '울밀선'이라 대표되는 창녕 할아버지댁을 가기 위해 지나는 도로 주변의 도시였다. 이 곳은 창녕이 고향이신 부모님과도 가까운 곳이며, 내 고향인 울산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 출신이기도 한 곳이다. 밀양의 풍경은 항상, 해질녘 오후, 노란빛의 해가 비치는 쓸쓸한 풍경으로 기억되어 있다. 가끔은 시간이 늦어 새카만 밤풍경 드문드문 비치는 농가의 불빛과 조금씩 이어지는 조그마한 번화가의 풍경으로 그 쓸쓸함은 더해지고는 했다. 나와 관계가 없는 도시일지라도 나도 모르게 느끼는 애정 같은 게 있던 곳이다. 이를테면, 내가 잘 아는 누군가는 저 곳에서 청춘을 보내고, 기쁨과 슬픔을 쓸쓸한 햇빛 속에 말려두고는 울산으로 부산으로 향했을 곳이기 때문이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실제 밀양의 자연경관을 빌린 가상의 공간에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조용히 내려놓는다. 그리고 영화 내내 전도연이 낼 수 있는 모든 범위의 표현을 전부 다 내도록 요구한다. 배우 전도연은 나중에 노메이크업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그 모든 요구를 스크린에 쏟아 낸다. 송강호라는 배우는 여느 영화라면 전도연의 옆에서 따뜻하게 조금씩 그녀의 생활에 다가 갔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한번도 제대로 다가가지 못한 채 주변에서 애만 태우는 역할로 나올 뿐이다. 이 영화에서 단 한 순간 송강호는 진심을 표현하는데, 결국 제대로 쏟아내지 못하고 애꿎은 카센타 가재도구만 조금 밀어넘길 뿐이다. 밀양 사람들로 대변되는 주변 사람들은, 내가 느끼고 경험한 서부경남 출신 사람들의 정서를 소름끼치도록 정확히 담아내었다. 이들의 무뚝뚝한 듯한, 하지만 빠른 말투의 수다, 그러면서도 의중에 뼈를 묻어 둔 정서를 스크린에 잘 펼쳐 놓았고, 이는 주인공 신애(전도연)가 새로 시작하기 위해 잠시 쉬러 내려온 밀양에서도 쉴 곳을 찾을 수 없는 그런 '혼자'라는 상황을 잘 연출하도록 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까지도, 다른 영화라면 단지 슬픈, 어떤 트라우마를 가진 여성의 비극만을 보여준 채 끝났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던 그 햇볕을 보여주듯 조그마한 희망의 씨앗을, 밀양 아줌마의 말실수에 가까운 농담처럼 은근하고도 무뚝뚝하게 표현한다. 어떤 비극적 사건, 사람들과의 관계, 오해, 배신, 상처 등의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는 요소들이 보통의 영화에서는 함축적이고 제한적으로 표현이 되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미묘한 경계의 감정들이 아주 자세하면서도 짜임새있게 전개가 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주인공 신애의 감정선을 따라 고뇌할 수 밖에 없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그 어떤 스릴러보다 긴장되고, 그 어떤 호러영화보다 공포스러우며, 어떤 멜로보다 애틋하다. 그 어떤 코미디 영화도 주지못할 유머를 선사하는 재주도 있다. 송강호는 부산 사투리와 비슷하지만, 느낌이 전혀 다른 밀양사투리를 아주 능숙하게 구사하는, 진짜 밀양 사람과 같은 도저히 그 끝을 알 수 없는 엄청난 깊이를 보여주었다. 전도연은, 공포에 질려 턱을 딱,딱 거리는 보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연기부터, 화장도 제대로 하지 않고 후드티만 재충 걸쳐도 요염해 보일 수 있는 교묘한 표정과 말투를 선보이고, 차창에 비치는 눈부시는 밀양의 햇빛에 잠시 눈을 찡그리기만 해도 수많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을 조용히 이해시키는 놀라운 배우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었다.

이 영화는, 영화의 산업적 가치나 작품의 비평적인 성공, 해외 영화제의 수상 같은 여러 수식어와 아무런 관계 없이. 아마도 2007년을 떠올리면 조용히 떠오르는 유일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밀양을 보면서, 나는 아직 극장에서 모든 것을 봐버렸다는 내 생각이 얼마나 좁은 지를 깨달았으며, 앞으로 '이야기'라는 자유롭고도 어려운 방식의 표현이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도 함께 깨달았다. 이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전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일단은 감독도, 주연도, 배경이든 그 무엇이든 아무것도 모른 채 일단 영화를 보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 것은 단 하나의 완벽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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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의 여름

커피의 계절은 겨울이다. 뭐니뭐니해도... 이태리 여행책자에도 보면 베니스의 노천 카페에서 싸늘하고 을씨년 스러운 베니스의 풍경을 보며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여름이 되자, 최근 스타벅스 때문에 아이스 음료의 제왕이 된 에스프레소 음료들이 하나 둘씩 고개를 들고 있다. 각 커피점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이 "아이스로 드릴까요? 뜨거운 것으로 드릴까요?"라고 하기 시작했다. 아이스 커피 음료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찬 커피로 마시는 쓴 맛의 에스프레소의 맛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 사람들이 시럽과 우유와 거품을 더 넣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람직한 여름 에스프레소란?

- 스타벅스 슈퍼마켓용 커피 : 스타벅스 디스커버리 - 밀라노 / 에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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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는 스타벅스가 드디어 카페라떼와 프렌치 카페의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동서식품과 서울식품에게 하청을 준 상품이다. 동네 코너마다 생기는 점포로도 모자라 슈퍼까지 진출한 스타벅스의 전략이 곧 시장이 더 이상 커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게는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신선한 우유'를 넣은 냉장유통 커피가 잘 팔린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 것 같은 아이템이다.

맛은... 보통 냉장우유 커피보다 조금 진한 것 빼고는 특별한 게 없다. 1,800원쯤 한다는 데 아깝낀 하다.

-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더블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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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 역시 맥심의 동서식품과 함께 만든 커피이다. 더블샷은 에스프레소 더블샷에 아이스, 시럽을 넣은 메뉴로 3~4년쯤에 출시된 스타벅스의 여름 에스프레소 메뉴이다. 1,500원 정도에 런칭한 이 캔커피 또한 조금 센 캔커피 정도라서 안타깝다. 너무 달고 우유가 부담스럽다.

사실 이 음료는 스타벅스의 매장판 인기 메뉴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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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칵테일처럼 직접 흔드는 시범까지 보였던 음료이다. 이건 캔버전보다는 좀 더 맛이 좋은 커피.

그 외에도 700Kcal를 훌쩍 넘을 응용메뉴들이 여름을 장악할 것이다. 에스프레소로 가장 유명한 회사중에 하나인 일리(Illy's)의 홈페이지에는 아이스 에스프레소 메뉴의 레서피가 하나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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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fe Granita

espresso granita (에스프레소 그라니따)
일리 에스프레소 샷 도피오(2)
설탕 반컵
유지가 많은 헤비 휘핑 크림

에스프레소와 설탕을 용기에 넣어 설탕이 녹을때 까지 저으세요. 빈 요리그릇에 붓고 살얼음이 얼 때 까지 얼리세요. 포크를 이용해서 얼음결정을 깨트린 후 냉동실에 넣으세요. 슬러쉬 상태가 될 때까지 매 20분마다 반복하세요(최대 2시간 동안). 입구가 넓은 글라스에 담은 후 기호에 맞게 달달한 휘핑 크림으로 토핑하세요.

역시나 결론은...
올 여름도 찬물에 잘 녹는 이과수 인스턴트로 지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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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꼭 휴고보스를 입어야 하나

사실, 남성이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메트로섹슈얼"이란 용어의 등장으로부터인 것 같지만,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어떤 트렌드에 의해 남성의 아름다움이 강조되었다. 그 전까지 스타크래프트와 담배, 예비역, 계절학기 등의 여러 키워드들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던 남성들은 취업과 함께 이런 아름다운 남성의 행렬에 갑자기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의 행열에는 아무도 신경쓰고 싶어하지 않는 어떠한 암호같은 게 숨겨져 있다.

바로 게이 코드이다. 게이 코드는 호모섹슈얼리티에 대해 과도기에 접어 들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도 그 트렌드만은 꾸준히 여기 저기에 숨어 상업성을 발휘했다. GQ는 남성잡지 이지만, 잡지의 주 애독층의 반 이상은 여성인 그야말로 "메트로 섹슈얼"한 잡지이다. 다시 말 하자면 게이들이 많이 본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한 때 Gentlemen's Quaterly라는 잡지의 원제 대신에 Gentlemen's Quality(여기서 Quality는 게이같다는 척도를 나타내는 퀄리티의 의미를 내포하는 가능성이 짙다.)로 인쇄된 판본이 있다는 소문이 나돈적도 있을 정도이다. 엄정화의 파격적 무대 또한 게이바나 게이클럽에서 보여주는 고고보이들의 컨셉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메트로섹슈얼은 이러한 게이 스타일을 일반 남성들이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어떤 트렌드를 말한다. 섹스 앤 시티나 윌 앤 그레이스 같은 게이들이 등장하는 시트콤에서는 스트레이트 남성들이 게이처럼 입는 것을 두고 엄청난 재난이라고들 이야기한다.

남성들의 스타일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조선일보에 연재되는 한 패션 칼럼인 백영옥의 '트렌드 샷'이 생각난다. 백영옥씨는 처음에 조선일보에 이 칼럼을 연재할 당시 패션잡지 에디터로 일하다가 본인의 소망을 실현하여 지금은 '소설가'가 된 케이스의 작가로 흔히 섹스 앤 시티같은 분위기의 칼럼을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좀 더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분의 칼럼 중에 불타는 세상에 지루한 수트를 던져라라는 칼럼을 보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서울에 와서 꼭 하는 소리가 있다. “한국 여자들의 패션 감각에 감동 받았다!” 그런데 후렴구처럼 이런 소리도 꼭 덧붙인다. “한국 남자들의 패션 감각에 정말 놀랐다!” 불행히도 개성 없이 못 입는 쪽으로 말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나라 남자들이 정장을 많이 입지만 제대로 입는 사람들은 드물다는 것, 이 칼럼에서는 그러면서, 남성들의 옷 잘 입는 센스는 물량과 브랜드가 아닌 옷에 대한 관심이라고 누차 강조한다. 애초에 보통의 남성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는 이야기인 줄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칼럼의 종반부에 들어서 이 말을 듣는 다면 생각이 달라질 지도 모른다.

옷 못 입는 게 검소하고 소박한 것의 상징인 시대는 갔다. 스타일 없고, 옷은 못 입어도 내면은 알랭 드 보통에 셰익스피어 뺨친다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지큐’의 이충걸 편집장은 언젠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패션과 스타일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 좀 웃겨. 자기 양말 색 하나 못 맞추는 사람이 어떻게 인생의 운율을 맞추고 예술을 논하지?”

글쎄, 이건 아무리 촌철살인으로 유명한 이충걸씨라도 너무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계속 생각이 드는 게 한 가지 있다면, 남성의 스타일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과도해 진 것 같지만, 남성이 여성에게 요구해왔던 스타일에 대한 그 동안의 강요에 의하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이렇게 만든 건 보는 걸 좋아하던 여러 남성성이 빚어낸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 세상은 오묘하게 균형을 맞추려 든다는 것을 처음부터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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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개인적 체험

요즘 세계문학[footnote]이산(diaspora)문학; 유대인들이 영토를 잃고 몇천년을 유량한 것에 빗댄, 민족/영토 초월적 문학[/footnote]시간에 배우는 소설이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 체험"이다. 영문과라서 영어로 번역된 텍스트로 배우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가라서 고루할 줄 알았다. 실제, 읽어보니까 훨씬 민족적인, 영토적인 것을 초월한 범세계적 정서를 가진 작가였다.

오에 겐자부로라고 하면, 중학교 때 다녔던 학원의 국어 선생님 생각이 난다. 상당히 풍채가 좋고, 피부가 하얗고 성격이 까칠한 여자선생님이었는데, 소개팅을 하고 난 이야기를 할 때 였다. 한 남자가 관심을 표하자 매몰차게 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오에 겐자부로 읽어 보셨어요?"

그 당시는 오에 겐자부로가 노벨상을 수상하여, 국내에 책이 엄청나게 출판될 때 였다. 그 때, 내가 아는 유일한 오에 겐자부로 책의 제목은 "만연원년의 풋볼"정도였는데, 이는 나중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1973년의 핀볼"을 읽으면서 떠올리게 된 제목이다. 하여간, 그 선생님은 자신과 대화를 하려면 오에 겐자부로를 읽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흡사, 위대한 개츠비의 번역서 중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사람이라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지."라는 상실의 시대의 대사를 인용한 광고문구 같은 식의 소통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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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Fonera Linus!

한 동안 지켜보기만 하던 FON에 드디어 가입했다. 예전에 3만대 살포한 공유기를 못 받아서, 지마켓에서 2만원에 구입 설치했다.(아무래도 그 당시 껄 뒀다가 파는 건지도...)

설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SSID가 두 개 표시되어 "MyPlace"와 "FON_AP"가 등록이 되어, FON_AP로 내 인터넷을 일부 공개하고, MyPlace로 내부 공유를 사용한다.

물론, 우리집 근처에 와서 FON을 사용할 사람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긴 하다. 그리고, 아직은 내 노트북을 들고 어디가서 WiFi를 활용한 일도 없기 때문에 엄청난 효과를 봤다고 보긴 힘들지만, 조그만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FON의 자발적인 인터넷 공유와 공개운동은, 오픈소스의 정신과 함께, 그 어떤 통신회사도 해내지 못한 번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지 모른다.

그러니까 결론은,

한남동 제일기획 근처에서는 FON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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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와 웹 2.0

오늘 대학 들어간 지 근 6년(휴학 포함) 만에 도서관에서 4시간 동안 공부를 했다. 한 며칠 빼먹은 버지니아 울프의 "To the lighthouse"였다. 결국에 등대로 가는지 아닌지는 모르는 이 소설은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을 이용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캐릭터들을 주관적 시선과 객관적인 시선을 뒤섞어 놓았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나 인물에 대한 묘사도 수많은 캐릭터들의 시선을 빌려서 묘사한다. 전개의 구조가 확실한 여타 소설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나는, 소설의 묘사를 Mac OS X Tiger의 엑스포제효과를 이용해서 표현한 것 같은 그런... 이른바 포스트-모던한 소설이리라.

도서관에서 친구가 책을 한 권 급히 찾는다고 문자를 보냈다. 나는 그 문자의 제목대로 책을 검색하여, 하루배송이 가능한 곳에서 주문을 하고 친구 집 주소로 배송을 해줬다. 카드결제 모듈은 도서관 컴퓨터에서 어울리지 않는지 결제만 20번쯤 해댄 것 같다. 정말 액티브엑스와 플래시 도배 사이트들에 이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다가 PC사용시간에 걸려 안전결제 ISP를 삭제도 못하고 왔다. 화장실 갔다가 바지 바로 올린 찝찝함이다.

학교 종합강의동 로비에서 플레이톡을 접속, 체크해 보고는 로그아웃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나 보다. 우연히 같은 디자인 교양 수업을 듣는 분이(그분은 내공이 더 높은 플레이톡 유저이시다) 그 컴퓨터를 썼던지, 친절히 로그아웃까지 해 주고, 관련 내용을 포스팅해주었다. 정말 "비바 라 웹 2.0"이다.

아무래도 4시간이나 공부를 했더니 24시간 동안의 심리상태를 100페이지에 걸쳐서 표현하는 60대의 램지부인(Mrs. Ramsay)이 된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가 지금 살아 있었다면, 가디건 주머니에 돌덩이를 넣고 강물에서 잠수놀이를 하진 않았으리라. 아마도, 의식의 흐름이 돋보이는 블로그들을 이용한 기막힌 매쉬업을 제작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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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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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맥북 구입 등록정보를 보려고 애플스토어에 갔더니 "윌비백 어쩌고..."하고 닫고 있었다. 새로운 제품이 등록된다는 정보일테니...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북이 새로 발매되었다. 기습적인 업그레이드 치고는 소폭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나는 맥북 1세대 사용자라서, "다행이다!"를 외쳤고... 그런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라는 것...

아무래도 맥북프로들은 엄청난 라인업을 자랑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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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이적

이적은, 그 이름에서 풍기는 특이성과 패닉으로 데뷔한 충격요법 때문인지. 단지 특이한 뮤지션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번 앨범의 '다행이다'는,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가사를 쓸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적의 팬 이전에,
작사니 작곡이니 편곡이니 하는 개념을 떠나서, 정말 노래를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꺾임이 들어간 목소리로 부른 이 사랑의 노래 "다행이다"는 이번 앨범의 첫 곡인 "노래"와 함께 계속해서 가슴속에 담아 두는 노래이다.

이번에 이적씨가 MR을 그대로 공개해서 화제가 되었다. 방송용 MR을 그대로, 한참 동안을 가슴으로 짜낸 이 주옥같은 곡을 그대로 공개한다는 데에는 대단한 결심히 필요했을 것이다.

이적은 데뷔 때는 기발하고 특이한, 머리가 좋은 서울대생 출신의 천재 뮤지션 쯤으로 평가를 받았고, 당시 포스트-서태지의 혼란기에 적잖은 오해와 편견에 휩쌓였던 뮤지션이다.

그런 이적이 꾸준히 꾸준히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었고, 무엇보다 따뜻한 가슴을 지닌 채 노래를 계속 불렀다는 사실에 존경심이 든다.

천재 뮤지션, 뛰어난 가수라는 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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