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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09

눈 제대로 뜨고 보기 힘든 영화 두 편 마더/드래그 미 투 헬

아마 올 해 최고의 공포 영화 두 편이 아닐까 한다. 두 편 다 장르를 비트는 묘한 재주가 있다. 두 영화는 상당히 다른 스타일로 공포를 표현한다. 하지만, 이 두편은 영화로서 명쾌한 플롯을 보여주는데다가 스토리도 재미가 있고 캐릭터간 균형도 적절했던 것 같다. 특히 '호러'나 '스릴러'같은 장르를 표방할 때는 장르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플롯이나 캐릭터의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영화는 원래 표방하는 장르를 비틀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뼈대를 온전히 살려낸 것 같다. 그리고 이 두 영화는 사람의 두려움을 아주 잘 파고들기 때문에, 나 같은 겁많은 사람은 눈가리고 귀를 가려도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다.

마더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호러에 가까운 영화이다. 봉준호 영화중에 가장 어두웠던 채색과 분위기가 지배한다. 플란다스의 개의 다크 버전쯤 될법한 이 영화는 끊임없이 배반하고 의심하고 의지해야 하는 어머니가 등장한다. 들판의 춤사위로 시작해서, 관광버스 댄스로 끝나는 이 영화의 압권인 장면은 작두장면과 관광버스 춤사위 이다. 작두 장면때문에 영화 끝날때까지 가슴을 졸이고 공포에 떨면서 봤던 것 같다. 박찬욱같이 놀래키는 방식은 아닌데, 서서히 신경을 갉아 먹는 느낌이었다.
마더는 한국 영화 혹은 봉준호 감독 영화의 흐름에서 볼 때 영화가 텍스트로서 존재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배우, 원작, 마케팅 포인트, 감독의 유명세 등 외부적인 요인을 벗어나 이 영화가 어떤 시대에 어떤 장소에서 보여지더라도 안의 깊이를 전달할 수 있는 독립적인 텍스트로 존재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래그 미 투 헬은 호러를 비틀어 코미디를 채웠지만, 그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굉장히 쿨한 영화이다. 감독은 흡사 월미도 타가디스코에 관객들을 태우고는 '자 눈물빠지게 무섭죠?', '이제 웃겨서 눈물 빠집니다.'하는 등의 능숙한 조작을 가한다. 수치심고 양심, 선과 악, 피해와 보상 등의 원초적인 감정의 계산을 정교하게 캐릭터마다 배치해서 어찌보면 결말이 예상이 가더라도 끝까지 확인하고 싶게끔하는 점도 탁월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유머 코드를 빼면 완벽한 호러 영화의 플롯이 나온다. 호러와 유머를 줄이면 판타지 영화가, 호러와 판타지를 비틀어 코미디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장르라는 장치를 마음대로 유유히 오가며 만든 유쾌하면서도 오싹하고 멋진 영화이다.

* 최근에 읽고 있는 "스토리텔링의 비밀"이란 책은 다시금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서사의 방식으로 제시한다. 서사의 법칙은 놀랍게도 아직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책에서 보여준 잘 되는 이야기의 플롯구조와 캐릭터 구성, 그리고 플롯을 복잡화 하는 기법 등 모든 것들이 이 두 영화에 살아있는 듯 했다.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참고할 만한 텍스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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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셨군요 하루키씨!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요. 아아...

자, 여기서 문제! 아아...는 어떤 감정의 표현일까요? 틱틱틱틱 땡.

아마 무라카미 하루키에 관해서 포스팅 하자면 따로 블로그를 하나 더 열어도 될 정도이지만, 그래봤자 수다밖에 없을 것이므로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기회가 있다면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관한 두 가지 희소식이 전해졌다. 노르웨이의 숲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과 신작장편 소설인 1Q84의 일본 출간 소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영화

상실의 시대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센세이션이 되다 못해, 아직도 할머니댁 가는 시골의 작은 편의점에도 팔 정도로 스테디 셀러가 되었다. 이렇게 일본문학의 전설이 된 이 책의 불가사의는 "왜 아직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라는 것이다. 그의 소설은 왕가위 영화들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고스란히 문자로 전해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어떤 영화감독이라도 탐을 낼 만한 이야기이다. 씨클로를 만든 트란 안 홍 감독이 영화를 만들고, 바벨의 말 못하는 소녀가 나오코를 맡았다. 와타나베 토오루는 데스노트L의 배우라고 한다.
사실 국내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바이준과 청춘을 통해서 영화화된 일이 있지만 원작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1Q84

아마 길이와 알려진 내용을 보면 해변의 카프카와 태엽갑는 새 연대기를 섞어놓은 듯한 소설이 될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묘사를 주로 하지만, 작품 곳곳에는 시대와 사회에 대한 성찰이 들어가 있다. 해변의 카프카는 그런 시대와 사회에 대한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이다. 태엽갑는 새 연대기(국내에서는 태엽감는 새)는 중간에 전쟁 장면에 대한 긴 묘사가 나온다.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내용으로 잔인성과 폭력성이 일부 있다. 사실 이 부분을 아직도 제대로 읽지는 못했는데, 영어판으로 읽다 보니 영미권 독자들을 위해서는 얇은 해설서도 나와 있다는 것을 찾게 되었다. 1Q84를 기다리면서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해변의 카프카는 얼마 전 다시 읽기를 시작해서 1/3쯤 진행되었다.

웰컴백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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