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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1

whitney 이것이 미국 현대미술이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전

미국의 현대 미술을 총망라한 화끈한 전시같은 타이틀에 비해서는 좀 실망스러운 전시. 팝아트와 오브제라는 테마에 따라 네 개 관으로 구성되었다.

미국 팝아트 운동에서 빼 놓아선 안될 앤디워홀은 사실 그 동안 전시가 많았기 때문에 좀 안일한 배치같았다. 그 외의 작가들은 한 자리에서 작품을 만나는 건 좋았으나 작품들의 임팩트나 전체적으로 작품 구성을 궤뚫는 맥락이 모호했다. 미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품들인 건 알겠지만 굳이 이런 것들이 미국과 어떤 연관인지를 표현하는데는 부족해 보인 전시였다.

한 문화권과 관계된 특색있는 전시라고 꼽는다면 몇 년 전에 미국 오클랜드의 캘리포니아 주립 미술관에서 본 "쿨의 탄생(the birth of he cool)"이 생각난다. 캘리포니아의 문화적 특수성과 대량생산 오브제, 헐리웃 영화,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 등의 쿨이라는 주제를 흥미있고 멋지게 보여준 전시였다. 이번 전시에서 이 때의 감흥을 기대했는데 그냥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냥 휘트니 미술관의 컬렉션 카탈로그 같은 게 있어서 생각없이 질러서 가져온 전시랄까. 그래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로히 리히텐슈타인이나 만 레이, 제프 쿤스 같은 미술가의 작품을 좀 가져왔다고 안심한 듯함 게으른 기획이었던 듯 하다.

Super 8 - 그러니까 이것은 ET 에이브라함스 커버 버전

슈퍼 에잇이라는 필름 포맷으로 영화를 찍는 철강산업도시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여름 방학을 맞아 봄비 영화를 찍는 아이들은 매우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공장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첫사랑에 가슴앓이하는 교정기 낀 아이들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열차 충돌 사건이 일어난다.

열차 안에는 정체모릉 큐브들이 있고 이 안에서는 외계 생명체 하나가 뛰쳐나와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그리고 이 탈출에 책임이 있는 공군부대는 외계생명체를 생포하기 위해 마을을 위협한다.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전체주의의 공포나 음모이론등이 곳곳에서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실제로 전면에 나서는 건 사람들이 가진 상처를 치유하고 인생을 살아나가야 할 의미를 깨닫는 다소 훈훈한 이야기이다.

결국 외계생명체도 외롭고 무서워 집으로 가기 위한 우주선을 만들고 있었고 그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상처를 딛고도 살아가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힘을 얻게 된다.

한 바탕의 소동이 지나가고 결국 대견하게도 이들은 영화를 완성해낸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나오는데, 로드리게즈의 인디정신 투철한 영화를 보는 듯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 여름의 소동이 영화 군데군데 녹아들어 있다.

마지막에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소년은 금속을 끌어당기는 우주선에 어머니 사진이 든 유품 목걸이를 조용히 날여보낸다. 이티의 손가락 장면처럼 자신의 안에 무엇인가 뭉클하고 애틋한 것과 세상의 희망을 조금은 맞바꾸게 된다.

이것은 스필버그의 이티 같은 매혹적인 이야기. 그러니까 어쩌다 한 번 영화를 보게 되는 운이 좋았던 어린 시절의 원형에 가까운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이며, 에이브라함스 감독식의 이티 커버버전이자. 그가 구축한 실체를 알 수 없는 떡밥의 세계에 피와 눈물이 흐르는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한국 IT 산업의 멸망 - 김인성

통신이라는 요소를 함축한 ICT라고 하는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실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실리콘밸리의 거품 못지않게 정보통신산업이 부흥한 한국의 것들이 왜 전세계를 향하지 못하고 우물안 개구리가 되었는지에 대한 일반인을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어떤 나라보다 인터넷 보급 속도가 빨랐던 한국은 하드웨어 발전에 뒤쳐진 소프트웨어 분야의 정체로인해 기형적인 구조를 띄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오랜 시간 공들인 컨셉을 실현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시한 애플이 연 새로운 트렌드를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CDMA와 와이브로의 독자성과 아이폰의 도입 등은 가치가 상충하고 군데군데 논리의 허점도 보인다. 일반인을 겨냥하면서 객관성이 부족한 대목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자위하는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허세에 가장 통쾌하고 따끔한 충고로서 이 책은 굉장히 용감하고 가치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액티브엑스 하나 없이는 은행 문텃조차 넘지 못하고 삼성이나 엘지의 제품이 아닌 전자제품을 쓰면 그런 걸 왜 쓰냐는 이상한 세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이 한국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단 한명의 유저라도 깨워서 돌려보내기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