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로 처음 본 4D영화.
4D영화의 한계는 이미 브랜드네이밍에서부터 알 수 있다. 3D다음이 4D라는 아주 게으른 작명인데, 정작 영화는 3D가 아닌 경우도 많다. 영화표 수익으로는 멀티플렉스 운영이 힘들어서 고안해낸 고육지책일듯하다. 사실 영화관에서 가장 운영하기 좋은 고부가가치 영화 상품은 아이맥스 상영일 것이다.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게 문제일 듯.
4D는 물론 좌석이 움직이고 화장실 방향제 같은 향이 나오거나 물과 바람이 분사되고 발목을 스치는 장치로 영화의 몰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놀이기구 타듯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모험영화같은 것을 본다면 매우 좋은 오락거리일듯.
그러나 4D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영화라는 구조에서 인칭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만들어져 졌다는 것이다. 화면속의 특벙 캐릭터를 골라서 몰입할 지 아니면 조감도같은 새의 시각에서 3인칭으로 감상할 지에 대한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 혹성탈출의 경우도 대부분은 유인원들의 움직임을 다른 감각으로 표현하거다가도 헬리콥터같은 탈 것이 나오면 관객도 해당 장치 안으로 들어가게끔 표현한다. 전체적인 놀이기구 요소는 일정한 플롯이 없이 화면에서 가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에 집중한다. 그냥 놀이기구라면 관계없겠지만 가끔 초점이 흐려지는 4D적 표현에서는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아이맥스의 경우 다행히 해당 포맷에 대한 이해를 비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4D같은 경우는 그냥 상업화에 불과하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4DFlex에 맞는 영화의 리마스터링이나 전용 콘텐츠에 대한 연구가 있야겠지만 ... 아마 안될거야.
시도는 꽤 좋은 것 같다. 장편 소설 한 권을 아이폰에서 읽기 좋게 전용 앱으로 만들고 가격도 2.99달러로 책정한 아이디어도 좋아 보인다. 소설의 삽화이미지를 갤러리러 꾸미고 소설속 장소을 이미지맵으로 꾸민 것도 좋은 구성이다.
하지만 아이폰 기준으로 오백여페이지가 훌쩍 넘는 소설의 본문 해상도가 저렇다면 엄청난 충격이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아이폰4 디스플레이는 그 어떤 스마트폰도 신경쓰지 않았던 텍스트 가독성에 초점을 두었다. 아이북스라는 전자책 플랫폼도 괜히 탑재된 건 아닐것이다.
그런데, 국내 유명출판사에서 이렇게밖에 못 만든다면 좀 충격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전자책을 만든 것이다. 이 조그만 화면으로 조잡한 해상도의 글을 542페이지동안 읽어야한다니...
국내에서는 전자책이 어떤 위치인지. 어떤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프랑소와즈 사강을 성의없이 인용하자면...
안녕, 시모키타자와.
해운대를 통해 CG를 이용한 재난 블록버스터에 자신감을 얻은 윤제균 사단의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과 주변 주요인물들이 거의 비슷하며 캐릭터 설정까지 흡사하게 가져왔다.
오토바이 퀵서비스가 서울시내 곳곳에 폭탄을 배달한다는 설정의 이 영화가 주는 속도감과 긴장감은 인정할 만 하지만 그런 블록버스터의 성립을 위해 마련한 것들은 너무나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많다.
일단 그래픽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만들어져서 큰 이질감이 없으나 속도감이 없었다면 군더더기가 눈에 잘 띄었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공항 철도 장면은 여기 저기서 짜깁기하듯 촬영한 듯한 흔적이 심하다. 가끔은 그래픽이 속도감을 못 따라가서 따로 논다.
오토바이 액션씬은 전례가 없던 액션장면이지만 충분히 보여주지 않는다. 이상한 농담이나 멜로 설정으로 시간을 채우느니 오토바이 액션에 주력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그리고 오토바이 특유의 움직임 보다는 주변 사물을 얼마나 많이 파괴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과시욕 때문게 액션씬이 그닥 좋아 보이진 않는다. 관객들이 아 저 정도면 저 차가 여기 떨어지고 한 번 뒤집히고 불이 붙겠군 하는 식으로 필요이상으로 기획된 조립식 장면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액션씬의 양은 늘어났으나 긴장감은 떨어질 정도로 과잉으로 치닫는다.
윤지균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여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의 무대가 서울이지만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여주인공 캐릭터는 처음에는 사투리를 쓰다가 갑자기 서울말로 말투를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대사는 코믹한 요소를 노렸으나 욕설이 필요이상으로 많다. 왜 넣었을지 모르는 개그는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한다.
물론, 얼마나 취향이 고급이기에 오락영화 하나 갖고 그러냐 싶을지 몰라도 퀵이 보여주는 세련미는 걱정할 만하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 같은 예에서도 보여준 바 있듯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령의 출현이 되풀이된 듯한 느낌이다. 조심스럽게 제 7광구 마저도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