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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1

Instant Coffee VIA Starbucks

언젠가는 '편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왜 우리는 편리하게 농축된 것들을 소비하고 나면, 뭔가 공짜로 얻은 듯한 죄책감에 시달려야 할까. 방망이 깎던 노인이라는 수필은 그 행위를 통해 좋은 성찰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방망이의 디자인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 소재와 디자인에 대한 성찰을 하고 대량생산을 했다면 훈훈한 일화가 아니라 모두가 편리한 방망이를 썼을 수도 있다.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 시장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임감에 좀 더 쉽게 즐기는 인스턴트 커피에도 남다른 퀄리티를 추구하고자 한 듯 하다. 인스턴트 커피 VIA 시리즈는 적어도 스타벅스에서 즐기는 아메리카나 드립 커피 수준의 퀄리티는 즐길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인 듯 하다.

커피의 맛은 중요하지만, 커피를 숭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기호음료의 일종으로 언제나 편리하게 구해서 마실 수 있어야 된다. 그것이 에스프레소라도 이탈리아에서처럼 그냥 모퉁이 바에서 홀짝 마시고 1유로를 올리고 돌아서거나 이웃의 마띠아네 집에 놀러가서도 잡담을 하며 모카포트로 바로 끓여내 온 커피를 마시는 등의 노력 정도만 투자해야 된다고 본다.

인스턴트 커피 VIA는 다른 인스턴트 커피들과는 정말 급이 다른 맛을 보여준다. 아주 곱게 갈아진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응축되 있던 스타벅스의 커피향이 서서히 올라온다. 그러니까 기계를 고르고 A/S를 생각하고, 원두의 산지를 고민하고 로스팅을 고민하고 어느 굵기로 갈았는지를 고민하고 추출압력을 생각하고 데미타스를 데웠는지 따위의 고민은 알루미늄 포장 안에 압축되어 있는 것이다.

혀와 코를 자극하는 강한 이탈리안 로스트 향취나, 고소하고 그윽한 맛이 드는 콜럼비안 로스트의 스틱당 가격의 1천원은 그래서 정당화 된다. 그 모든 과정이 저 한마디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을 붓고,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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